미국과 중국의 3차 무역협상이 2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시작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지난 6월 런던에서 열린 2차 미중 무역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

세계 1, 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3차 고위급 무역협상이 28~29일 이틀간 일정으로 시작됐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측이 ‘관세 휴전’을 연장하며, 미·중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을 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이번 회담에 미국 측에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측에선 ‘경제 실세’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이 나섰다. 양측은 29일 오전 협상을 재개한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이번 회담이 29일까지 이틀간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담은 지난 5월 10∼11일 열린 스위스 제네바 회담, 지난 6월 9∼10일 열린 영국 런던 회담에 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관세 인하 종료 시한이 미국시간 기준 내달 11일로 다가온 만큼 이를 연장하기 위한 논의에 우선 집중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양국이 ‘관세 휴전’을 3개월 더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율 관세 부과 유예 기간이 90일 추가 연장될 경우 관세 휴전은 11월12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양국은 1차 제네바 협상을 통해 90일간의 관세전쟁 휴전을 끌어낸 바 있다. 당시 서로 100% 넘게 부과하던 관세(미국은 중국에 145%, 중국은 미국에 125%)를 90일간 각각 115% 포인트씩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후 2차 런던 협상에서는 서로 간 무역 문제와 관련해 큰 틀에 대해 합의하기로 한 뒤 양국은 각각 반도체 등 기술(미국)과 희토류(중국)의 수출 통제 등을 양보하기로 했다.

미측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의 과잉생산과 관련한 우려를 제기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산 펜타닐(합성마약류) 원료의 대미 밀수출 통제를 요구하며 부과한 이른바 ‘펜타닐 관세’와 관련해 미국이 요구하는 기준치를 명확히 하도록 요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양국 간 농산품 수입 문제나 중국계 인기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 협상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될지도 주목된다.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날 회담 시작 전에 가진 CNBC 인터뷰에서 "오늘 거대한 돌파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 일본,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과 무역합의를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할 경우 ‘관세 전쟁의 중대 이정표’로 적극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또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관세 휴전’ 연장 등 소기의 성과를 낼 경우 미·중 정상회담으로 가는 교두보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31일∼11월 1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중국을 방문하거나 APEC 정상회의 기간 별도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시아 제재 맥락에서 만지작거리고 있는 러시아 관련 ‘2차 관세’가 이번 협상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50일안에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부과하겠다고 지난 14일 밝힌 ‘관세 제재’를 향후 10~12일 이내에 조기에 발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과 인도 등 러시아와 대규모로 교역하는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100% 안팎의 2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관세 제재’의 핵심이다. 따라서 이번 협상에서 미측은 ‘2차 관세’를 거론하면서 중국의 러시아 교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