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기도 곤지암도자공원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18회 광주다문화어울림축제에서 외국인 이주민들이 자국 전통의상을 입고 패션쇼를 펼치고 있다. /외주협

제18회 세계인의 날을 기념하는 ‘광주다문화어울림축제’가 지난 4일 경기도 곤지암도자공원 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2000여 명의 내·외국인이 참석해 광주시를 넘어 경기도를 대표하는 다문화 축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번 행사는 광주외국인주민지원단체협의회(회장 이현성, 이하 외주협)가 주최·주관하고, 광주시가 후원했다.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지는 장으로 마련된 이번 축제는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축제’라는 취지 아래 한국 사회 속 이주민과 외국인 주민들의 화합과 공존을 도모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축제의 시작은 가수 황기동 씨의 식전 무대로 분위기를 달궜다. 황 씨는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답게 애절하면서도 시원한 가창력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그의 비보이 출신다운 무대 매너가 더해져 축제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본행사에서는 광주시의 외국인노동자 및 이주민 가족을 위해 헌신해온 개인과 단체에 대한 공로패 전달식이 진행됐다.

이현성 외주협 회장은 기념사에서 "한 도시의 수준은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며 "광주시는 40만 시민이 2만여 명의 외국인을 최선을 다해 섬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 이 자리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세계를 만나는 현장이며,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참여형 축제"라면서 "오늘 이곳에서 우리는 세계를 만날 것이다. 다문화어울림 축제가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행사가 될 것을 확신한다"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장윤제 외주협 부회장, 가수 황기동 씨, 방세환 광주시장, 이현성 외주협 회장이 행사에 참석해 손하트를 그리고 있다. /외주협

방세환 광주시장은 격려사를 통해 "광주에는 약 2만여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민 가족이 거주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며 "광주시는 세계인과 어울리는 모델 도시가 될 것이며, 이번 축제가 작지만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현성 회장과 장윤제 부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소병훈 국회의원(경기 광주 갑)은 "국제화 시대에 외국인들이 다른 나라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우리와 함께 여기 있으면 모두 우리 가족이다"라면서 "경기 동부지역인 광주시-이천시-여주시에 약 7만5천 외국인들이 거주한다. 이들을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 사무실 설치나 파견근무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안태준 국회의원(경기 광주 을)은 "서로 다른 국적과 배경을 가지고 이 자리에 모였지만, 다양성이 차별이 아니라 우리의 자신이 되도록 만들어 낸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우리와 함께하는 외국인들이 이웃을 넘어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반자임을 기억하자"고 전했다. 이어 "오늘 어울림축제가 서로 이해하는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축사했다.

허경행 광주시의회 의장은 "광주시 다문화어울림축제는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광주시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행사"라면서 "우리는 모두 이웃이자 가족이며 동반자"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광주시민과 광주시 거주 모든 외국인이 함께하는 모습이 앞으로도 지속되길 바란다"며 "이 일에 광주시의회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진 ‘다문화 패션쇼’는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스리랑카,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국가의 이주민들이 자국 전통의상을 입고 무대에 섰다. 이들은 한 달여 동안 매주 모여 준비한 결과 전문 모델 못지않은 당당한 워킹과 포즈로 관람객의 큰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폐회사를 전한 장윤제 외주협 부회장((사)한국다문화희망협회 이사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각국의 문화를 조금 더 이해하고, 앞으로는 이웃을 넘어 진정한 파트너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문화어울림축제가 경기도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기까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은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진입 중이며, 이주민은 우리 사회의 미래 동력이기에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일은 선택이 아닌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행사 종료 후에는 행사장 주변에서 세계 음식 체험과 문화 부스 운영이 이어졌다. 약 22개 부스에서는 각국의 음식이 무료로 제공됐으며, 네일아트, 정신건강 상담, 광주시 소방서와 협력한 심폐소생술 체험 등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난 4일 경기도 곤지암도자공원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18회 광주다문화어울림축제에 참석한 관계자들과 진행자, 출연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외주협

이번 축제는 (사)해피피플, (사)다문화희망협회, PLANIT이 협력했으며, 신성베이커리(대표 신성호)는 풍성한 제과제빵을 후원해 행사의 완성도를 더했다.

축제에 참석한 광주지역 한 목회자는 "올해도 문화적 다양성과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모두가 함께 즐기는 어울림의 장이 되어 감사하다"면서 "내년 축제는 더 큰 규모와 내용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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