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설립 '슬레이트 오토', 픽업트럭 출시 준비
아마존 출신 인물 다수 포진..."테슬라에 도전장 내"
수년째 세계 부자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전기차 업체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미국 미시간주에 본사를 둔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설립된 슬레이트 오토는 내년까지 2인승 전기 픽업트럭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 말께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근처에서 기존 공장을 매입하거나 공장 신규 설립 등을 통해 자체 차량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웠다.
픽업트럭 가격은 2만 5000달러(약 3700만 원)로 경쟁사 대비 저렴하게 책정했다. 슬레이트 오토 관계자는 "(우리 회사 차가) 누군가의 ‘첫 차’가 됐으면 한다"라며 "첫 차를 구매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차량 소유자가 여유가 생겼을 때 차량을 업그레이드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많은 전기차 스타트업이 테슬라를 롤모델로 삼았다가 실패한 것과 달리, 타깃층을 분명히 해서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슬레이트 오토는 이런 목표 아래 포드, 제너럴 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유명 자동차 기업 출신 직원 수백명을 고용하고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투자금을 유치했다. 첫 펀딩에서만 1억 1000만 달러 이상을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조스가 이 기업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투자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 회사에 아마존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는 점, 아마존 임원이 공동 설립한 기업인 ‘리빌드 매뉴팩처링’의 사내 프로젝트 리카(Re:Car)가 슬레이트 오토의 전신이라는 점에서 베이조스가 작심하고 전기차 시장 진출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우주산업 등 첨단 기술 부문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오랫동안 경쟁해왔지만 내내 2위로 밀려나야 했던 베이조스가 이번엔 전기차로 도전장을 냈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이조스와 머스크는 둘 다 우주 개발에 대한 의욕을 앞세워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왔지만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설립 6년 만에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한 반면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은 설립 이후 약 25년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로켓을 발사했다. 재산 규모 면에서도 머스크를 앞지르지 못하고 있는 베이조스는 기술 사업 부진 등으로 인해 이마저도 격차를 벌리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