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치 붕괴가 부른 '이재명 착시'...尹 파면은 '새로운 전쟁'의 시작

◼️ 법치의 붕괴
선거법 위반 李, 어이없는 2심 무죄
수사권 없는 공수처 무리한 尹 체포
판사 쇼핑·증언 오염 불구 尹 구속
헌법재판소의 모순적 尹 파면 이유

◼️ 이재명의 변수
'선거법 무죄' 대선 중 뒤집힐 수도
12개 범죄혐의 '이재명 포비아' 증폭
설문조사마다 30%대에 갇힌 이재명
李 지지율보다 높은 '의견 유보' 3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헌법재판소(헌재)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대한민국의 앞날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진 형국이다. 헌재의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을 놓고 시시비비를 가리기도 전에 정국은 이미 조기 대선을 향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르면 오는 8일 조기 대선 날짜를 정한다. 정치권에선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헌법상 규정된 두 달을 꽉 채운 6월 3일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기 대선에서 당선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받는 후보자는 단연 이재명 민주당 대표다. 그래서 이 대표 1극 체제로 만들며 민주당을 사실상 사당화한 이 대표가 집권하면 대한민국이 권력을 사유화하는 집단에 장악되는 재앙을 맞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따라서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법의 정의가 세워져야 한다는 의견이 법조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윤 전 대통령이 지적한 바 있듯 지금 이 나라의 법치는 무너졌다는 게 법조인들의 지적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 판결을 내려 법리와 상식을 배반한 것이나,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여 판사 쇼핑을 통해 위법하게 구속한 것 등의 사례는 법치가 사실상 무너진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이야기다.

헌재의 윤 전 대통령 파면은 법치 붕괴 상황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다수의 헌법학자가 헌재 재판의 부당성을 지적했음에도 한 가지도 결정에 반영되지 않은 점,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증언이 오염되었음이 명백한데도 증거로 채택된 사실, 무엇보다도 대통령 파면의 이익이 복귀의 이익보다 크다고 판단한 점 등은 법조인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따라서 법치를 세우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입법과 행정, 사법부까지 장악하여 무소불위의 힘으로 자신의 범죄혐의를 없애버릴 수 있는 절대권력자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저지할 방법이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확정판결만이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검찰이 즉각 상고한 데다가 2심 재판부가 상고 하루 만에 대법원에 서류를 접수함으로써 대법원은 즉시 심리에 들어갈 수 있게 된 만큼 빠르면 5월 중 늦어도 대선 전에는 확정판결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법조인들의 관측이다.

좌파 진영에서는 대법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재판 진행을 미룰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오지만, 다수 법조인은 선거와 상관없이, 또는 선거 후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선 전 판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명만은 안 된다’는 여론이 비등하는 것도 한 가닥 희망으로 꼽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 대표 지지율보다 이 대표의 비호감도나 ‘반이재명’ 정서가 높은 것 또한 사실이어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차기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확실한 1위를 달리고 있다. 구(舊)여권 후보자들의 지지율을 다 합쳐도 이 대표 한 사람 지지율에 훨씬 못 미친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4월 1주 차)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34%, 김문수 장관 9%, 한동훈 전 대표 5%, 홍준표 대구시장 4%, 오세훈 서울시장 2% 순으로 기록됐다.

이 조사에서 ‘의견유보’는 38%로 나타났다. 이 대표 지지도보다도 4% 포인트 높다.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 분포는 1020 세대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지난 1일 시사저널TV에서 "현재로서는 이재명 대표를 막을 사람(여권 후보)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또는 지지를 고민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이 대표가 입법권력에 이어 행정권력까지 갖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포비아(공포)가 굉장히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30%대 박스권에 갇혀있다는 점이나 이 대표 포비아가 크다는 점에 더해 국민의힘 경선이 얼마나 흥행하는가도 다가오는 대선 판도를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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