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막판까지 온 것 같다. 민주당은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내각을 줄탄핵 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재명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했다. 정치·사법이 동시에 막다른 골목으로 몰려가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재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고등법원 최은정·이예슬·정재오 3인 판사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교모(사회정의를 위한 교수모임) 회원 6000명은 28일 성명을 발표하고 "악마에게 영혼을 판 최은정·이예슬·정재오는 법복을 벗어라"라고 촉구했다. 정교모는 "이들은 사법 분탕을 넘어 보편적 상식, 사실과 과학, 논리의 일반성을 오도한 지성과 문명에 대한 죄를 범했다"며 "그대들에게 법복은 사치이니 당장 법복을 벗어라"고 규탄했다.

특히 3인 판사의 선고 중 백현동 부지 관련 이재명의 ‘국토부 협박’ 주장을 ‘의견 표명’으로, 단체 골프 사진 확대를 ‘조작’으로 판결한 대목에 대해 질타와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33년간 청와대·국회 출입 경력을 가진 이병훈 전 조선일보 사진부장은 "조작과 트리밍(잘라내기)은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조작은 없는 사실을 넣거나 빼는 것이고, 트리밍은 시진의 주요 부분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하는 것"이라면서 "트리밍이 조작이라면 나는 조선일보에서 매일 사진을 조작한 셈"이라며 서울고법 판결을 비판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2015년 사우디의 백만장자가 미성년 소녀를 강간했는데, 법정에서 진술하기를 "넘어졌는데, 뜻하지 않게 삽입됐다"고 주장해 무죄로 풀려난 사건을 포스팅하며, "힘내라 사법부, 사우디를 넘어라!"는 조롱이 올라왔다. 또 확대한 사진을 올리며 "나는 조작범" 챌린지도 이어진다.

정치와 사법은 공통성이 있다. 비판을 받을지언정 조롱 받으면 생명이 끝난다는 사실이다. 이재명의 등장으로 이미 한국 정치는 막장에 이르렀다. 남은 건 사법부 하나밖에 없다. 사법 정의까지 무너지면 국가공동체를 유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 서울고법의 판결은 무효다. 조희대 대법원은 신속한 파기자판으로 반드시 사법 정의를 바로 잡아야 한다. 나라의 운명이 대법원에 달렸다. 하늘이 무너져도 법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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