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 정책차관 지명자가 4일(현지시간) 한미일의 삼각 협력과 관련해 "지난 6~8개월간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 그것이 계속될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콜비 지명자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질의에 "한미일 3자에 대해 나는 어떤 면에서는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콜비 지명자는 한국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이전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비전은 한국과 같은 유능하고 의욕적인 동맹국들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동맹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콜비 지명자는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 집중하도록 동맹국들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와 함께 이를 위해 주한미군 역할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콜비 지명자는 한미동맹에 대해서 굳건한 지지를 확인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미국의 이익에 매우 중요하며, 아시아에서 미국의 지정학적 지위를 확립하는 초석"이라며 "이 중요한 동맹은 양국이 직면한 광범위한 지정학적 군사적 상황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확장억제력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더 많은 역할을 언급하며 정책적 변화를 예고했다. 콜비 지명자는 "한미동맹은 중요하고, 우리는 함께 북한으로부터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며 "우리를 대신해 억지하고 방어하는 전략적 태세를 확고히 해야 하며, 한국의 신뢰성과 확고함은 믿을 만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국과 북한의 핵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중국과 북한이 급격히 핵무기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주한미군 역할 조정론자로 알려진 콜비 지명자는 이날도 미국이 전 세계 모든 전선에서 싸울 여유가 없다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판 나토에 대해 "이론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회의적"이라며 "다자 기구를 위한 기초작업과 정치적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 역내에 다자적 조직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있지만 아시아판 나토와 같은 거대한 야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훨씬 강력한 군대를 보유한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이라며 "만약 동맹이 제 몫을 다하지 않는다면 미군에게 고통을 요구하는 것이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실현이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콜비 지명자는 나토와 관련해서 "매우 성공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지속되기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냉전 이후의 (나토) 모델은 미국의 책임에 너무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서 "북한은 여러 레벨에서 한국에 심각한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며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미국의 본토 미사일 방어체계 개선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누가 일으켰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의 종전 중재 외교가 진행되는 상황임을 언급하면서 "민감한 주제에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을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