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의 지난 25일 최종변론 진술을 두고 친민주 성향 좌파 매체들이 길길이 화를 내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지령을 받은 간첩들이 우리 사회에서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하고 있다"는 변호인단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다이빙 주한중국대사의 위협적 발언을 전달했다.
JTBC는 지난 26일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최종변론 진술을 두고 "중국, 북한, 간첩을 언급하며 혐오를 부추기고, 국민을 갈라치는 메시지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김계리 변호사의 영상을 보여주며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까지 언급해 유족들은 또 한 번 고통 받아야 했다"며 "우리 사회 모든 갈등의 원인을 ‘간첩’으로 규정했다"고 비판조로 보도했다.
이어 방송은 "모든 것이 북한과 간첩의 소행이고 계엄은 국가를 수호하기 위함이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놓지 않는 윤 대통령, 이제는 국민 눈앞에서 일어난 내란도 모두 조작이고 허위라고 주장한다"고 비난했다.
JTBC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관한 보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측과 지지 세력이 반중 정서를 조장하고 있다는 야당 지적이 나왔다"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남성이 중국 대사관에 난입하려던 사건은 양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예로 언급됐다"고 전했다.
이어 방송은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만 보도했다. 이 의원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캡틴 아메리카’ 복장의 남성에 대해 설명하며 "이분을 포함해서 지금 주한중국대사관 앞에 극우 단체 반중 집회가 계속되고 있고 중국에 대한 반중 여론, 또 시민들에까지 위협 행위를 지금 하고 있는 것도 알고 계시느냐"고 물었다. 중국의 위협은 언급하지 않았다.
같은 날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우파 성향 네티즌들이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헌법연구관의 과거를 찾아내 공개하는 일명 ‘파묘’를 비난했다.
신문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와 유튜버들 사이에서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과 헌법연구관의 개인정보를 찾아내 음모론과 연결 짓는 이른바 ‘파묘 놀이’가 퍼지고 있다"며 "개인 신상을 털어 가짜뉴스에 활용하고 ‘음모론의 증거’라며 덮어씌우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놀이 문화’를 통한 음모론 키우기가 심각하다고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 반대자와 우파 네티즌들이 왜 ‘파묘’에 빠졌는가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등에서 나타난 의혹 또한 외면했다.
같은 날 한겨레는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은 정부 비판 목소리에 대한 ‘종북몰이’와 지지자들의 극단적 움직임을 북돋우는 내용으로 점철됐다"며 "탄핵 심판정에서 내놓은 윤 대통령의 마지막 메시지조차 ‘반국가 세력’과 ‘지지자’를 갈라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고 비판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기성언론은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이유나 우파 진영이 왜 중국, 북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대신 다이빙 주한중국대사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은 그대로 전했다. 다이 대사는 한국 기자들을 주한중국대사관에 불러 모은 뒤 "반중 세력이 중국을 카드로 삼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캡틴 아메리카’ 복장의 남성을 맹비난했다.
다이 대사는 "중국이 한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유언비어를 날조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을 조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한령은 없다"고 단언했다. 기성언론들은 이런 식으로 보도하며 북한 간첩과 중국 하이브리드 전쟁 이야기만 나오면 ‘가짜뉴스’로 몰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