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헌법재판소에 출석해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진술을 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한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자 그동안 부정선거를 음모론 취급하던 국민의힘 내부에서 서서히 변화 기류가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헌재 탄핵소추 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해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선거 공정성에 대한 신뢰에 의문이 드는 게 많이 있었다. 선관위 전산장비르 전체적으로 스크린 해보려, 팩트체크를 하려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변호인단의 설명 이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신동욱 의원이 "당의 공식입장은 부정선거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지만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과거 TV조선 메인 앵커였던 신동욱 의원은 오랜 기간 언론인으로 지냈다.
신동욱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믿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 것을 보면 뭔가 의심할 수 있는 정황들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상당수 국민들이 부정선거가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그 부분을 정부든 선관위든 국회든 분명하게 밝혀줘야 한다. 그리고 우리 의원들 중에서도 부정선거가 분명히 있었다고 믿는 분들이 있고, 저 역시도 선거를 치러보면 ‘이거 이상한데’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며 "과거에는 저희 당의 강성 지지층들 사이에서 그런 의문이 있었다면 지금은 밖에 나가보면 2030 세대 사이에서도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믿는 분들이 많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정선거가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주든지 아니면 부정선거가 절대로 불가능한 선거제도의 어떤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문제를 해결해야지 부정선거론자를 음모론자로 취급하는 식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의원은 "앞으로 또 선거가 다가오지 않느냐"며 "이런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지면 어느 쪽이든 지는 쪽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할 것이다. 부정선거를 주장한 원조는 민주당이다. 원조가 누구냐? 김어준 대표 아니냐? 저희 당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보다 앞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었던 김민전 의원은 SNS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 엄청난 침묵의 카르텔을 깨기 위해 직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2020년 4월 치른 21대 총선 당시 부정선거 의심 정황을 소개한 뒤 "120여 곳에서 선거무효 소송이 있었지만, 선거무효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재검표도 기각됐다"며 "이러한 황당한 판결은 판사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포함한 각급 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부정선거는 곧 사법부 책임이라는 생각에 따라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도 총선 때부터 "많은 국민들이 의혹을 제기하는 부정선거에 대해 사실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국민의힘만이 아니다. 지난 20일에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수원지검 소속 검사가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명확히 해야 할 책무로서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하는데, 대통령의 기밀정보 접근성을 고려할 때 음모론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검사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고, 또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2020년 총선에서 사전투표지에 대한 개표과정 오류가 발생했는데 해당 오류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한 수사나 전수조사가 이뤄진 적이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