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새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도움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선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갑게 악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지난 4일 새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도움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선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갑게 악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자진 사퇴한 뒤 친한계 인사들도 주요 당직을 내려놓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응하기 위한 전열 정비를 시작했다. 박충권 의원(비례) 등 새로 ‘파이터’로 등장한 인사들을 당 전면에 배치하는 한편 당을 다잡을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위한 작업도 시작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사퇴 이후 SNS에 글을 올려 "(탄핵 찬성에) 후회는 없다"고 밝히는가 하면 저녁에는 ‘친한계’ 의원들을 따로 모았다고 한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한 전 대표가 사퇴한 뒤 유의동 여의도연구원 원장과 서범수 당 사무총장이 사퇴했다. 3선 의원 출신인 유의동 원장은 한 전 대표가 전당대회 이후 직접 임명했다. "수도권 원외에다 중도 성향, 청년이라는 기조에 부합한다"는 것이 발탁 배경이었다. 권성동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사표를 아직 수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범수 사무총장도 이날 사퇴했다. 서 사무총장은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전 의원의 동생이다. 올해 총선 당시 친한계 핵심으로 분류된 서 전 사무총장이지만 이날 사퇴의 변에서는 "이재명 패거리에 맞서 싸우겠다"며 당에서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으로부터 시작된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또다시 탄핵 심판대에 오르는 사태가 벌어졌다"라며 "참으로 송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유와 책임 여하를 불문하고 이제 당을 새롭게 정비해 이 혼란한 정국을 빠르게 수습해야 한다"라며 "백의종군해 정통보수정당 일원으로서 저 악독한 이재명 패거리에 처절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언론에 대응하기 위한 전열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원내 의원들은 물론 원외 위원장들과 당 관련 인사들까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질 수 없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박충권 의원(초선·비례)처럼 민주당과 싸울 새로운 ‘파이터’도 찾아서 전면 배치하고 있다.

또한 당 내부를 조기 수습하고 전열을 정비할 비상대책위원장 후보자 이야기도 활발히 오가고 있다. 지금까지 권영세 의원(5선·서울 용산), 윤상현 의원(5선·인천 동구·미추홀구),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일부 좌파 매체에서 보도한 ‘김무성 전 의원 비대위원장 추천설’은 외부에서 흘린 루머로 파악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처럼 "이번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처럼 당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반면 당 대표에서 사퇴한 한동훈 전 대표는 사퇴한 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해제 직후부터 자신의 주장을 담은 영상을 연거푸 올렸다.

한 전 대표는 또한 이날 저녁 서울 모처의 중식당에서 친한계 인사들과 만찬도 가졌다고 뉴스1과 머니투데이가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친한계를 모은 만찬에는 15명가량 참석했다. 만찬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쉼 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이제 조금 정리하고 휴식을 취하고 싶다"라며 "돌아볼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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