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해제를 통해 우파 진영의 ‘피아식별’이 이뤄졌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로는 ‘옥석구별’의 시간이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과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우파 파이터’의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야당이 윤 대통령을 가리켜 "내란수괴로 밝혀졌다"고 주장하자 김석기 위원장(국민의힘·경북 경주)이 "사실이 아니다.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므로 정정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 중 "윤석열은 내란수괴"라고 말하자 김석기 위원장은 "할 수 없는 표현이다. 발언을 정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징역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음에도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문제가 없고 이제 수사단계에 있는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내란수괴’라는 표현을 단정적으로 사용하는 게 옳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이재명 대표의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이재명 본인은 재판이 2심에서도 유죄판결이 나오면 대선 출마를 어떻게 할지 질문하니까 ‘우리 헌법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사법부 최종 판결을 봐야 한다’는 취지로 그렇게 답변했다"면서 "그렇다면 아직 수사단계에 있는 윤 대통령도 내란수괴로 밝혀진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거세게 반대하자 김 위원장은 "그렇다면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 발언을 부정하는 것이냐"라며 이재명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김 위원장은 "탄핵하면 그게(내란수괴 혐의가) 확정되는 거냐"라며 "잘못 말한 건 사과하라, 뭐가 내란수괴로 밝혀졌느냐"며 재차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 정정을 요구했다.
이에 할 말을 잃은 민주당 의원이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피우자 김 위원장은 이들에게 퇴장을 명령한 뒤 산회를 선포했다. 김 위원장은 3선 의원으로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 경찰 재직 당시 불법시위와 좌익 세력 활동에는 강경하게 대응했다는 게 경찰 안팎의 평가다.
국회 외통위에서는 이보다 앞서 다른 장면도 펼쳐졌다. 지난 11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대사가 "윤석열 정부 사람들하고는 상종을 못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한 김준형 조국혁신당의 발언에 대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그럼 미 대사가 영어로 뭐라고 했냐?"라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그러자 "저는 한글로 받았다"라고 발뺌을 했다. 이에 조태열 장관은 "똑같은 이야기라도 대외에 공개할 때는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일침을 놨다. 김석기 위원장이 이어 "그럼 미 대사가 그런 말을 했다는 증거를 제시하라"고 하자 김 의원은 "우방국의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밝힐 수 없다"고 버텼다. 김 의원의 주장은 주한미대사관이 즉각 반박 입장을 내면서 거짓말이 된 상태다. 조태열 장관이 이끄는 외교부는 최근 주요 외신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해제 배경 등을 설명한 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기 위원장과 조태열 장관의 지적처럼 현재 민주당과 조국당 등 야권 의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악마화’와 이중 잣대를 적용한 정치 논리, 근거 없는 가짜뉴스를 마구 퍼뜨리고 있다. 이를 주요 일간지와 공중파 및 종편 방송이 무차별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