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헌재로 이관됐다. 미국 정부도 당연히 관심사다. 12월 3일 계엄 사태로 인해 한미동맹에도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12월 4일 미국에서 개최하기로 한 바이든 정부와의 마지막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북한의 핵 사용을 가정한 도상 연습이 취소됐다. 일본 방문에 이어 한국에 오기로 했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도 보류됐다. 또 지난 11월 20일 출범한 한미일 3국 사무국의 상설 운용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들인 한미일 3국 안보협력 체제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미완성인 현 시점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가 있는 플로리다의 마라라고와 긴밀히 접촉하면서 북핵과 동북아 안보상황에 대해 시각의 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계엄사태 후 이런 활동이 중단됐다. 트럼프 측에서도 대체 한국의 누구를 상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70년 한미동맹 역사를 보면, 어떠한 정치적 변화 속에서도 전혀 그 위상의 변화가 없이 한반도 평화 유지와 한국 방위를 위한 든든한 보루로 작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1954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비준된 이래, 수도 없이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거듭되어 왔지만 한미동맹은 한번도 어떤 특정 정권에 흔들리거나 시류에 따라 표류하지 않고 발전해 왔다.

1960년대 4·19, 5·16 같은 혼란기를 겪을 때도, 1970년대 주한미군이 철수할 때도 오히려 한미동맹은 더욱 강력하게 작용하며 한미연합사와 같은 최강의 동맹 군사조직을 만들었다. 1980년대 전국 각지에서 미 문화원 방화사건이나 강제 점거사건 같은 극렬한 반미 소요가 이어졌지만 미국의 대 한국 지지는 변함이 없었다.

이번의 계엄 사태 속에서도 한미동맹은 확고했다. 지난 14일 대통령 탄핵으로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가 막 출발할 때 한 대행은 즉시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이 대화에서 바이든 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신뢰하며 한미동맹 및 한미일 협력 발전·강화를 위해 한국 측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동맹은 양국의 국내 정치 파동에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변함없이 작동되고 있는 한미동맹 체제가 새삼 든든하기만 하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