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자폭공격용 무인기의 성능 시험을 현지 지도했다고 발표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시험은 원거리, 근거리를 비행하며 임의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시연한 것이다.

북한은 또한 최근 열흘 연속으로 서북도서로부터 시작해 경기 북부, 강원 북부에 이르기까지 전 휴전선지역에서 GPS 교란을 시도했다. 이러한 북한의 GPS 교란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8차례 이상 있었으며 그 가운데 4번이 올해 벌어진 것이다. 이번 교란으로 우리 군이 받은 피해는 없지만 앞선 3차례의 교란으로는 민간 항공기 5백여 대와, 선박 1천여 척의 안전운항이 위협을 받았다.

이 두 건의 도발과 시위는 지난 10월 초 평양 상공에서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전단을 뿌린 사건에 얼마나 북한 정권이 충격을 받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8월에 이어 무인기를 노출시킨 것은 자신들도 상당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전단 살포사건 이후 일고 있는 불안감을 일소시키고 대외적으로는 자신들도 자폭용 무인기를 많이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어, 무인기 침투 재발을 방지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인공위성으로부터 위치 정보를 받는 GPS는 항공기나 선박 운항에 긴요한 장치다. 이는 위성에서 1초 단위로 송신된 전파를 수신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으로, 무인기 운용에도 필수적인 장비다. 지상에 위치한 조종요원이 공중에서 활동하는 무인기 조작에 필요한 위치와 표적에 관한 정보를 받는 것은 모두 이 GPS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어떤 국가든 상대 국가의 무인기가 침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이 GPS 기반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북한은 모든 전선을 따라 곳곳에 GPS 교란 기지를 설치했다. 이번 도발은 이들 기지의 운용실태와 효율성을 점검하는 목적도 병행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해 현대전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 한편 새로운 무기체계로 등장한 무인기 등 무인무기(로봇) 개발과 방어수단 개발에도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핵과 미사일에 이어 북한의 새롭고 무모한 자폭 무인기 양산 시도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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