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혼조세 마감...삼성전자 5만원선 무너져
원·달러 1400원선에서 공방전...비트코인 9만달러선 아래로 하락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트럼프 폭풍’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일주일간의 폭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폭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맞물려 작은 평화가 찾아왔다. 하지만 트럼프 폭풍의 원인인 관세 우려, 반도체와 자동차 규제 강화 경계감, 금리와 환율 급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의 악재가 모두 그대로 남아있다. 2차 폭풍이 곧 몰아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 증시는 연이은 급락에서 벗어났다. 나흘 연속 하락하며 연저점까지 밀려난 코스피가 14일 반등에 성공했다.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평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4만원대로 밀려났다. 또 환율은 1400원선을 놓고 공방전을 펼쳤으며, 비트코인은 9만달러 아래로 내려섰다.
이에 앞서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강보합, 나스닥종합지수는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주 대선 이후 촉발된 ‘트럼프 랠리’가 조정을 받으며 방향을 타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 반등성공으로 숨고르기 들어가= 14일 국내 증시도 혼조세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78포인트(0.07%) 오른 2418.86으로 강보합 마감했다. 하지만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7000억원대 순매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던 외국인이 이날도 여전히 매도우위에 섰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09포인트(1.17%) 내린 681.56를 기록했다. 지수는 장 중 70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하락 반전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저점을 확인했지만, 아직 본격 투자는 이르다는 시각이다.최근 국내 증시 급락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관세 우려와 반도체 규제 강화 경계감이 겹친 상황에서 채권금리와 환율 급등에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이 가속화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은 내년 1월 20일 취임식 이후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 관세나 대중 반도체 규제를 발표한 이후에 해소될 것"이라며 "트럼프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업종 위주의 전술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5만원선 무너져= 트럼프 체제에서 반도체 무역이 관세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3일(현지시간) 2%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단 3종목만 상승했고, 나머지 종목은 모두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AMD와 텍사스인스트루먼츠, Arm홀딩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은 3% 넘게 떨어졌으며 TSMC도 3% 가까이 밀렸다.
필라델피아 지수 하락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강한 하방 압력을 받고있는 국내 반도체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는 14일 1.38% 내린 4만9900원으로 마감해 5만원선을 내줬다.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다는 판단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몰렸으나 4년5개월만에 4만원대로 추락했다.
◇원·달러 1,400원선에서 공방전= 환율 급등세가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 대선 직전인 지난 5일 1,370원대에 머물렀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당선 직후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면서 연일 오름세를 탔다.
14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1405.1원으로 1.5원 내렸다. 장 초반에 1,400원대를 깨기도 했으나,상승세에 밀렸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400원 선을 뚫고 올라가자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다. 중동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 부근까지 상승한 지난 4월 중순 이후 7개월만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주재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관계기관에 당부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차익실현 매물과 정부의 구두개입이 겹치면서 환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비트코인, 9만달러선 아래로 후퇴= 비트코인은 이날 파죽지세로 상승하며 장 중 9만3000달러선을 돌파했지만, 8만9000달러 아래로 급락했다. 단기 과열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날 새벽 1시 30분을 전후해 비트코인은 미국 시장에서 8% 정도 급등해 9만3000달러를 돌파했었다. 그러나 연방수사국(FBI)이 암호화폐 기반 세계 최대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 최고경영자(CEO)의 집을 압수 수색했다는 소식으로 급락하기 시작해 8만8000달러 선까지 밀렸다.FBI는 폴리마켓이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보고 전격 가택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시장에서는 14일 오후 4시30분 현재 코인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24시간 전보다 0.21% 하락한 1억2783만7000원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