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거래일 7.21% 폭등이어 18일 5.98% 급상승
미국발 불확실성 부담이 "상승세 제약" 전망도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영향으로 18일 주가가 5.98% 상승한 5만67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주가 강세는 지난 15일 삼성전자가 장 마감 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하고, 이 중 3조원은 3개월 내 전량 소각한다고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경영진의 주가 방어 의지도 시장에 믿음을 준다.
삼성 경영진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7월 고점 대비 60% 넘게 하락하는 등 낙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5만원 선이 무너지면서 ‘4만전자’로 추락하자, 투자자들의 비난이 목소리가 높아져 주가 부양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 지기 전인 15일 장에서 7.21% 올라 6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18일 상승으로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강세가 조금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인데, 당시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는 2015년말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자사주 매입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주가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만으로 하락 추세에서 상승으로 반전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데 대부분 동의한다.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실적개선이라는 근원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외 반도체 섹터 전반에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도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보다는 결국 실적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해왔다"며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업황 개선,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의 개선, ‘어드밴스드’(고도)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 및 파운드리 부분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HBM4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진입과 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감소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불투명성이 커진 점 역시 삼성전자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고 말한 영향으로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2.24% 급락했다.
다만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지수가 전저점 부근까지 빠르게 하락하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은 존재하나 과도하게 선반영된 측면도 존재해 추가 부진보다는 방향성 탐색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대장주’로서 지수 상승세를 견인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2.16%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5.98% 급등하며 장을 이끌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5일에는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0.08% 내린 약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7% 넘게 상승하며 하락 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삼성전자의 저가 매수를 위해 외국인 투자자가 13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외국인 투자자는 11월 5~15일 삼성전자 주식 2조4862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이 기간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조919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