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4시 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가, 오후 5시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의 ‘윤석열-김건희 퇴진 촛불 시위가, 오후 6시 30분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모두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시청 광장으로 이어지는,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이들은 다른 집회처럼 꾸몄지만 국민들 눈에는 사실상 하나의 집회로 여겨졌다. 국민의힘도 이점을 놓치지 않았다. 국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연이은 장외집회는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법원겁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무소불위의 ‘의회 독재’로 검찰을 압박해 온 민주당과 자신의 무죄를 확신하는 이재명 대표는 무엇이 두려워 장외로 나갔느냐"라며 "무죄를 확신한다면 ‘법원 겁박 장외집회’에 열 올릴 것이 아니라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면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선 ‘검사탄핵’, 장외에선 ‘법원겁박’ 이라는 방탄의 철옹성을 쌓는다고 해서 있던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표의 무죄 주장은 장외가 아닌 법원에서 소명하고 사법부의 판단을 받으면 될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방탄쇼에 조국혁신당까지 끌어들인 것은 ‘이재명-조국 방탄연대’를 공식화한 것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두 당의 두 대표 모두 기소돼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보다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한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가 무죄라면 ‘판사겁박 무력시위’ 대신 ‘재판 생중계’를 하자고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만약 무죄라면 ‘이재명 대표 재판 생중계’만큼 그와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이익이 되는 이벤트는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한 대표는 이어 "그런데 민주당은 절대로 생중계 못 하겠다고 한다"라며 "자신들도 유죄라고 생각하니까 유죄를 무죄로 바꾸라고 ‘판사겁박 무력시위’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다음 주에도 ‘판사겁박 무력시위’를 한다던데 앞으로 이 대표의 모든 범죄 혐의 판결이 끝날 때까지 몇 년이고 아름다운 서울의 평온한 주말을 민노총과 합체해 폭력으로 어지럽히겠다는 건가"라고 비꼬았다.
한 대표는 앞서 9일에도 페이스북에 "(민주당과 민노총, 촛불행동이) "역풍 받을까 두려워 마치 따로따로 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누가 봐도 ‘민노총+촛불행동+더불어민주당’이 한 날 한 무대에서 ‘원팀’으로 (시위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범죄에 대한 법원 판결을 6일 앞두고 총동원령에 따라 ‘판사 겁박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라며 "(시위 주최 측이) 아닌 척해도 실질은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식적인 시민들은 이재명 대표를 위한 ‘판사 겁박 무력시위’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이 노골적으로 위협받으면 피해는 국민의 몫이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9일 집회에서 민노총은 예의 무법적 행태와 폭력성을 버리지 못했다. 서울경찰청은 9일 민노총 노동자 대회 등에 참가한 시위대 11명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들은 "폭력 경찰 물러나라"를 외치며 방패와 철제 펜스를 든 경찰을 여러 번 밀치다 체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