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보고관 “北, 가혹한 법‧사형 집행으로 공포 조장...기본 인권 방해”
美 대사 “北, 조직적 인권탄압 통해 다수 안보리 결의 위반...무기개발 계속”
韓 대사 “北, 납치피해자‧억류자‧미송환포로‧이산가족 문제 즉시 해결하라”
EU 대표 “北 러시아 침략전쟁 지원 파병 확인시엔 세계평화에 중대한 영향”

(상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조엔 플레이스티드 미국 주유엔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대사, 유럽연합 대표, 김상진 주유엔 한국 차석대사. /UNTV 캡처
(상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조엔 플레이스티드 미국 주유엔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대사, 유럽연합 대표, 김상진 주유엔 한국 차석대사. /UNTV 캡처

북한 당국의 통제 강화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공통된 비판이 제기됐다. 북한이 조직적인 인권 탄압을 통해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유엔총회 제3위원회 ‘북한 인권 상호 대화’에서 “북한의 전례 없는 ‘자가 고립’이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살몬 보고관은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 기간 동안 시행한 국경 봉쇄 조치를 해제하는 대신 자국민에 대한 통제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 같은 조치가 이동의 자유, 일할 권리, 식량에 대한 권리, 정보 접근을 포함한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당국이 가혹한 법과 사형 집행으로 공포를 조장하고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지 4년 반이 지났지만 주민들은 절대적인 고립 속에 살아가고 있고, 심각한 인권 침해에 대한 사법 접근과 배상을 포함한 기본적인 인권을 박탈당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에 의한 강제 실종과 탈북민 강제 송환이 심각한 인권 문제”라며 “국제인권법은 강제 실종자들의 가족도 피해자로 간주한다. 강제실종으로 인해 수많은 이산가족이 발생했으며 사랑하는 사람의 운명이나 행방을 모른다는 것은 고문과 맞먹는 수준의 고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북한에서 탈출해 한국과 제3국에 정착하기까지 탈북민들은 충격적인 여정을 견뎌내는데, 이런 이들이 강제 송환되면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된다”며 “제3국에 정착하더라도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과 소통할 수 없는 고통이 계속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강제 실종 및 강제 송환에 따른 피해자 구제에 대한 주요 책임은 북한 당국에 있지만 북한이 관련 의무를 이행할 의지와 역량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3국가들도 행동에 나서야 할 의무가 있다”고 호소했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의 조엔 플레이스티드 주유엔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대사는 “북한의 인권 정책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조직적인 인권 탄압을 통해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더욱더 도발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플레이스티드 대사는 “북한 정권은 대규모 동원, 자원 전용, 강제 노동 여건 아래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해 주민을 착취하고 있다”며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의 고립은 북한이 전 세계에 초래하는 위험 및 위협에 국제사회가 대처하는 데 엄청난 장애물”이라며 “미국은 인권을 포함해 어떤 문제든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재확인했다.

같은날 회의에서 김상진 주유엔 한국 차석대사는 북한에 구금된 한국인 선교사 3명의 이름을 직접 부르며 북한의 한국인 억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 문제를 강조하고자 한다”며 “여기에는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3명의 한국인 선교사가 포함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들이 한국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이들의 석방 촉구를 위해 그들의 이름을 계속 부를 것”이라며 “북한은 납치 피해자, 억류자, 미송환 전쟁 포로 및 이산가족 문제를 즉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 대표는 이날 “북한의 군사화는 주민의 기본 인권을 희생시키는 억압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언급했다. EU 대표는 “북한의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된 것이 확인되면, 이는 세계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체로 심각한 인권 침해에 해당하는 징집된 군인과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군수품은 제3국에서 또 다른 인권 침해를 저지른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북한은 올해도 자국의 인권 상황을 논의하는 상호 대화에 참석하지 않았다. 북한은 인권 유린, 강제 실종과 납치 문제 등 국제사회의 관련 지적을 “모두 날조되고 거짓 정보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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