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80분 간 면담을 가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의 모습은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특히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실이 공개한 면담 내용을 두고 "각색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어떤 부분을 왜곡했다는 건지 말해 달라"고 답하며 한 대표의 주장에 조목조목 대응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22일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면담에서 한 말들을 정리해 공개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용산은 지금 말의 각색을 할 때가 아니라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제안에 대해 ‘예스’냐 ‘노’냐를 말할 때"라며 발끈했다. 이에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면담 결과를 있는 그대로 설명했다"라며 "어떤 부분이 왜곡이라는 건지 (한 대표가)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 저희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한 대표의) 예스냐 노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제 이미 (윤 대통령의) 답을 하나씩 하나씩, 플러스알파까지 더해서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 재판 결과들이 11월 15일부터 나온다"라며 "그전에 김 여사 관련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만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면담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말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22일 밝힌 것처럼 김 여사와 관련한 한 대표의 요청은 손바닥 뒤집듯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홀대했다는 친한계 측 주장에 대해서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홀대니 무시니 하는 것이야말로 왜곡 해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회동 장소(파인그라스)는 윤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과 만찬을 했던 곳이고, 한 대표와 같이 산책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장소를 선정했다"라며 "회동이 20분 지연된 것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 같은 국가안보 관련 회의와 영국 외교장관 접견 때문이었고, 그 상황을 홍철호 정무수석이 직접 공유했었고, 윤 대통령도 도착해서 (한 대표에게) 늦은 이유를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원탁이 아니라 사각 테이블을 두고 마주 앉은 것을 놓고 나오는 말에 대해서도 "아쉽게도 거기에는 원형 테이블이 없다"라며 "대화하는 데 테이블 모양이 그렇게 중요하냐"라고 반문했다. 또한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사진에 대해서도 "제한된 시간 내에 빠르게 찍은 사진 속에서 선택해서 배포한 것"이라며 "의전 홀대 의도는 전혀 없었다. 그런 논란은 본질을 벗어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별개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별감찰관 임명에 관해서는 여야가 합의해 (후보를) 가져오면 임명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까지) 여당이 (특별감찰관 추천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해서 하겠다고 했었다"라며 "(연계 중단은) 당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밝힌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국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몇 년 전부터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와 연동해서 논의한다는 방안을 고수해 왔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부산 범어사를 찾아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지금의 엄중한 정치 상황은 당·정이 하나가 돼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한 뒤 "어려운 상황, 지금의 여건을 말하는 중에 그런 발언이 나온 것"이라며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