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의료대란 추가시험 사례 반복하나

징검다리 연휴인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

지난달 치러진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자가 예년 대비 10분의 1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이번 실기시험 원서 접수자 364명보다도 17명이 줄어든 347명만이 응시하는데 그쳤다.

3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24일까지 시행된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는 347명이 최종 응시했다. 이는 예년 대비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제88회 의사 국시 실기에는 3212명이 응시한 바 있다. 그 전 회차인 2022년 제87회 실기에도 3291명이 응시했다.

매년 3000여명이 응시한다는 것인데, 이번 회차에도 당초 응시 대상 인원은 의대 본과 4학년 학생 3000여명에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외국 의대 졸업자 등을 더한 3200여명이었다. 그러나 10%가량에 불과한 저조한 응시율을 보인 것.

의대생들은 "지난 2월 대부분 의대생들은 정부가 자행한 잘못된 의료 정책에 반대해 휴학계를 제출했고 반년 동안 정상적인 학사 일정을 전혀 소화할 수 없었다"며 국시 접수가 불가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번 실기시험 인원은 2020년 의료대란 당시 시행됐던 제85회 실기시험 응시자 423명보다도 적은 숫자다. 당시에도 전국 의대생들은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대했다. 이들 중 86% 가량이 의사시험 응시를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의료계와 정부 간 합의가 진행되면서 뒤늦게 의대생들이 응시 의사를 밝혔고 정부는 신규의사 배출 공백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다음 해 추가 시험 기회를 부여해 2700여명이 상반기 추가 실기 시험을 치렀었다.

이대로 갈 경우 내년도 신규 의사 배출 규모도 예년대비 10%에 그치게 된다. 신규의사 배출이 급감할 경우 당장 대학병원 수련시스템 붕괴와 함께 공중보건의사·군의관 등 인력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김 의원은 "무리하게 의사를 늘리려다 당장 내년에 배출하는 의사가 감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는 공중보건의 부족 사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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