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김용식

올 5월부터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 김포공항과 고작 2∼3㎞ 떨어진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 현장에서, 북한이 보낸 대남 쓰레기풍선의 기폭장치로 보이는 물체가 발견됐다.

북한이 그동안 쓰레기와 오물만 담아 보내던 풍선에 기폭장치까지 매달아 보내는 수준으로 도발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심리전을 넘어, 대한민국을 향한 본격적인 위협까지 시도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다행히도 이번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공장 측 재산 피해가 1억~2억 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경기도 파주시의 창고 옥상으로 북한에서 날려 보낸 풍선이 떨어지면서 불이 난 사건도 있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처음인 5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북한의 쓰레기풍선 살포로 인한 재산 피해액은 1억52만8000원으로 서울이 7987만5000원, 경기도는 2065만3000원이다. 북한이 도발 행위를 멈추지 않는 이상 풍선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대남 풍선 내용물은 1~2차에는 인분과 퇴비, 담배꽁초였으며, 3~4차에는 종이·비닐·천조각, 5~11차 종이조각, 12~16차에는 종이류나 플라스틱병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래서 언론에서는 ‘오물풍선’, ‘쓰레기풍선’이라는 표현을 써왔다. 하지만 이번 17차를 기점으로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물체가 매달려 온 만큼, 엄연히 ‘폭탄풍선’, ‘풍선테러’ 등의 용어로 바로잡아 국민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와 군은 북한이 애초부터 위험한 실험을 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무게나 바람에 따른 풍선의 비행거리와 낙하지점 등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들이 원하는 생화학 등의 무기를 실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기폭장치를 통해 테러를 시도할 수도 있다. 더 이상 저들의 풍선테러를 좌시한다면 북한은 더욱 대담한 도전을 할 것이며, 결국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다.

현재까지 우리 군은 강력한 무력 조치보다는 대북 확성기를 통한 심리전에 치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하마터면 인명 피해까지 있을 뻔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풍선테러에 대해 더 이상 미온적으로 대응할 수 없게 됐다.

대한민국 국민을 지킬 의무가 있는 정부와 군은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며, 또다시 피해가 발생한다면 과감한 조치도 불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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