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형
이충형

안세영이 파리 올림픽에서 딴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진심 어린 감동과 축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메달 획득 직후 그가 배드민턴협회를 겨냥한 작심 발언은 대중에게 불편과 분노를 심어줬다.

대다수는 협회가 부상이 심각한 안세영의 상태를 외면한 채 무리하게 출전을 강요했다며 질타했다. 일부는 안세영이 자신에게만 특별 대우를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와중에 협회가 안세영의 불만이 ‘눈높이’ 때문에 발생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협회 측은 지난 1월 안세영이 "기존 후원사 신발 대신 다른 신발을 신겠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 비즈니스석에 타고 싶다", "선후배 문화 더는 참을 수 없다" 같은 요구를 했지만 "특혜로 비칠 수 있어 다 들어줄 수 없다"고 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협회 측은 "할 수 있는 만큼 지원했고 소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세영이) 손흥민, 김연아에 맞춰진 눈높이가 기준이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했다.

협회의 해명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톱급 아니면 조용히 하라고 말하는 건 평소 차별이 일상이었다는 반증", "세계 최고 선수를 가지고 ‘급’을 따지고 있다니", "협회 선수를 감쌀 생각은 안 하고 타 종목 선수랑 비교하며 급을 나누고 있다", "그러면 협회 급은 뭔데 비즈니스를 타느냐"라며 대부분 협회를 맹비난했다.

일부 네티즌은 한발 더 나아가 "안세영의 미국 귀화를 추천한다"며 "미국 가서 스폰서십도 많이 받고 자유롭게 선수 생활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선 "미국에선 배드민턴 같은 비인기 종목에 한국만큼 지원해주지 않을 것", "안세영은 한국에서 단물 빼먹으려 할 것" 등 비판적인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

안세영은 귀국 후 SNS를 통해 "제 이야기로 많은 분들을 놀라게 해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특히 수많은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가 두고두고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본인과 협회의 지혜로운 처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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