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유세 열기가 치열해지면서 양당 후보자의 말 한마디도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AP통신,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간)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그녀는) 항상 인도계 혈통이라고만 알려왔다"며 "나는 몇 년 전까지 그녀가 흑인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표현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유색 인종으로, 부통령을 지낸 최초의 흑인 여성이자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이름을 알려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쟁자인 해리스가 유권자들에게 인종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줬다고 주장하면서 "그녀가 인도계인지 흑인인지 나는 모르겠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유세 현장에서 현지 말투를 흉내냈다가 뭇매를 맞았다. 해리스는 7월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유세 연설을 하던 중 "2020년에 여러분은 우리의 승리를 도왔고 2024년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서부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만큼 서부식 억양을 구사하던 해리스가 다소 느린 말투를 특징으로 하는 남부식 억양을 활용해 눈총을 받은 것이다.
이날 연설이 있었던 조지아주를 비롯해 앨라배마주, 루이지애나주, 플로리다주 등 남부 주는 미국 대선의 주요 경합주들이다. 대체로 보수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 곳으로 공화당의 표밭이기도 하다. 캐년 뉴스(Canyon News) 등 지역 언론들은 남부 지역 유권자들에게 친숙한 모습을 보여 ‘표심’을 얻기 위해 지역 말투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남부식 말투 사용과 관련해 "내가 새로운 억양을 썼다면 고통의 일주일을 보냈을 것"이라며 "급진적인 가짜 좌파 꼭두각시 후보가 있고, 다른 한쪽엔 미국을 위해 싸우는 대통령이 있다"라고 조롱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