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로 적을 요격하는 국산 레이저무기가 마침내 그 모습을 공개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30일 언론을 충남 태안 안흥시험장에 초청해 레이저무기로 비행 중인 드론을 격추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날 오후 3시 하늘로 날아오른 중국제 DJI 드론을 1km 떨어진 곳에 있던 레이저무기로 3초 만에 요격했다. 드론의 크기는 50cm 가량으로 시중에서 판매 중인 기종이다.
레이저무기는 광섬유에서 생성된 광원레이저를 표적에 직접 조사하는 방식이다. 드론을 격추할 때 레이저가 접촉한 부위 온도는 순식간에 700℃까지 가열된다. ADD 설명에 따르면 레이저무기는 체계 개발 중 수십 차례의 시험 평가에서 3km 거리에 있는 드론을 모두 격추했다.
레이저무기의 외관은 40피트짜리 일반 컨테이너와 비슷하다. 컨테이너 속에 레이저 발진장치가 있다. 사격을 할 때는 카메라처럼 생긴 발사장치가 위로 길게 나온다. 발사장치 옆에는 전자광학(EO)장치와 적외선(IR) 카메라가 붙어 있다. 주야간 표적을 추적해 조준하기 위해서다. 가동하지 않을 때는 이런 장치들을 모두 내부에 수납, 일반 컨테이너로 위장한다.
이번에 드론 격추 시연을 한 레이저무기는 지상 진지 고정형이다. 외부 전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임무는 드론 요격이다. 레이저 출력은 20kw다. 1회 발사 비용은 약 2000원이다. 레이저 출력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적 항공기 조종사나 광학탐지장치, 적외선 탐지장치를 무력화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
ADD는 연말까지 30kw급 레이저 발진기를 개발해 2026년에 내놓을 차량 탑재형 블록-Ⅱ에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Ⅱ는 중고도 무인기와 전투기, 헬기, 함정 등 다양한 플랫폼에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그 다음에는 북한 방사포와 포탄, 박격포탄까지 요격할 100kw급 레이저 발진기와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300kw급 레이저 발진기를 개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편 군은 최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경내에 북한 오물 풍선이 추락한 것을 계기로 인근 방공부대에 레이저무기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용산에 배치된 레이저무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이를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비가시 레이저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