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출단체 등 “한국행 기도한 27명 단둥에서 신의주로 북송” 추정
지난달 60여명 북송 재개 이후 다시...국가 회담 전에도 막무가내
“한국, 중국에 문제제기 너무 약해...추가 강제북송 한국이 막아야”
중국에 구금 중이던 탈북민 약 30명이 지난 주에 강제북송됐다는 탈북민 구출단체의 추정이 나왔다. 추정이 사실이라면 한일중 정상회의를 앞둔 시점 가운데서도 중국 정부가 탈북민 체포와 북송을 진행했다는 것인데, 이에 비해 한국이 중국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이 너무 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탈북민 구출단체인 J.M 선교회와 북한 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등에 따르면 한국행을 시도한 탈북민 30여 명이 지난 주 중국 공안에 붙잡혀 단둥으로 옮겨졌다. 단체들은 이들은 지난 2월 중국 칭다오를 통해 남하하다가 체포돼 이곳에서 3개월여동안 구금 중이었다고 전했다.
J.M 선교회 관계자는 지난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2일 쯤 한국행을 기도했던 탈북민 27명이 중국 칭다오에서 단둥으로 옮겨졌다”며 “이들이 단둥에서 신의주로, 최종적으로 북송됐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국행을 시도했던 탈북민들이 수개월 동안 구금됐다가 북중 접경 지역으로 옮겨지는 것은 전형적인 북송의 과정”이라며 “이들은 단둥으로 옮겨진 직후 바로 신의주로 넘겨 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이번에 단둥으로 옮겨진 탈북민들은 지난 2월 칭다오에서 10여 명 이상의 인원이 단체로 움직이다가 적발돼 체포, 구금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일에도 중국 투먼과 훈춘 등지에서 체포돼 구금 중이던 탈북민 50~60여 명이 지난달 26일 북송됐다는 국내 언론들의 보도가 나왔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전후로 탈북민 600여 명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한 이후 6개월 만에 대규모 강제북송을 재개한 것이었다. 이후 이번 추가 강제북송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강제북송이 사실이라고 가정했을때 탈북민들의 단둥 이송이 한일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이뤄진 것이라는 점이 더욱 주목된다. 국가간 중요한 회담 직전에 서로 민감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중국 정부의 막무가내식 행보라는 비판과 함께 한국 정부도 중국에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이 너무 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이번 주에) 한일중 정상회의가 있었는데, 이런 중에도 계속 (탈북민) 체포와 북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한국이 중국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너무 약했다. 추가적인 강제북송을 막는 것이 한국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담 기간인 지난 27일 리창 중국 총리를 따로 만나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리창 총리는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소통해 나가자”고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