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19일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을 방문, 동작구갑에 출마하는 장진영, 동작구을에 출마하는 나경원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19일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을 방문, 동작구갑에 출마하는 장진영, 동작구을에 출마하는 나경원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송파갑, 서초을, 비례대표 12번 등 양지중의 양지, 비례대표 당선권까지 꿰찬 조선일보가 배려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한동훈의 대통령실 공격에 첨병으로 등장했다. 19일 아침 조선일보는 3면 톱으로 "수도권 친윤까지 한동훈과 한목소리.. 이번엔 ‘黨 대 尹’의 양상"이라는 제목 기사를 쏟아냈다.

이는 조선일보가 대통령실과의 차별화를 통해 국면을 돌파하려는 한동훈 위원장의 계략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지금 한동훈 위원장은 시스템 공천으로 포장하던 ‘국민의힘’ 공천 실패와 특혜공천, 공천취소로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면서 ‘총선패배의 책임을 져야’하는 처지에 몰렸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효과가 시들해지고, ‘조국신당’이 출현하면서 정부심판론이 대두되자 위기에 빠졌다. 여기에 ‘시스템 공천’으로 포장된 공천이 ‘도태우 공천취소’ 사태를 기점으로 "한동훈과 조선일보, 일부 ‘친윤’의 ‘사천’과 ‘특혜공천’이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공천에 대한 지지층의 반발은 18일 ‘국민의힘’ 비례대표 배치 발표가 나오자, 최고조에 달했다.

페이스북에서는 "(한동훈 위원장의) 영입 인재에서 6명, 비대위원에서 2명이 당선권에 배치되었다"며, "김위상 후보는 지원서도 내지 않았는데, 10번에 배치되었다", "이시우 후보는 부적절한 접대로 직위조차 강등당하는 징계를 받았다"는 등의 이야기가 쏟아지고, "누가 봐도 한동훈의 특권과 전횡에 의한 공천"이라는 성토가 잇달았다.

이에 한동훈 위원장은 "‘사천이라는 이상한 프레임’을 씌운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국민의 미래’에 비례공천을 신청한 김대호 소장은 "지역구 공천은 한동훈의 재량이 크지 않지만, 비례는 거의 100% 재량을 행사했기에 책임도 100%"라고 했고, 이병태 교수는 "(비례대표가) 당 권력의 트로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외에 ‘국민의힘’ 지역구에 도전했다 낙천한 한 후보는 "국민추천제로 들어온 서울 강남갑(서명옥), 강남을(박수민), 대구 군위갑(최은석), 북갑(우제준), 울산 남갑(김상욱)의 후보와 고동진(강남병), TV조선(조선일보) 출신의 송파갑(박성훈), 서초을(신동욱), 유용원(비례12번) 등은 한동훈과 조선일보의 특혜를 받아 낙하산으로 꽂혔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태에서 국민의 손으로 뽑힌 도태우, 장예찬 후보에 대해 공천취소를 단행했으니, 지지층의 반발과 이탈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었다. 이는 도태우, 장예찬 후보의 공천취소에 대한 여론조사와 빅데이터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도태우의 공천취소에 대해 포털 댓글 중 77%가 부당하다고 답했다.

따라서 시들해지는 한동훈 효과와 지지층 이탈로 초래된 위기의 책임을 누군가에겐 전가해야 했다. 이를 14일 자 주간조선의 보도가 ‘단초’를 제공했다. 보도는 "여권이 기대던 한동훈 효과가 시들해지는 것이 뼈아프다"며, "여당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터닝포인트’가 있어야 하는데.. 여당 내부에서는 대통령실 때리기로 차별화에 나서는 과거의 전례들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보도는 물론, 당시 언론에서는 ‘한동훈 효과 시들’, ‘정권심판론 대두’에는 물가 등 민생고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그런 보도가 나오고 한동훈 비대위에서는 잠시나마 ‘물가’와 ‘민생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한동훈의 광주 방문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도태우 후보의 공천취소’가 결정되고, 지지층의 격렬한 반발과 함께 TK의 민심이 폭발했다.

이에 한동훈 위원장이 대통령실을 향해 ‘이종섭 즉시 귀국’과 ‘황상무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조선일보와 언론에서 ‘이종섭, 황상무를 둘러싼 제2 당정갈등’이라는 기사가 쏟아냈다. 특혜공천과 사천, ‘공천취소’ 등 한동훈 위원장의 독선과 전횡으로 촉발된 총선 위기 책임을 대통령실에 뒤집어씌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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