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더불어민주당의 현주소에 대한 질문이 당 내부에서 최근 몇 차례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모두 본질을 비껴갔는데 일테면 대선후보 이재명의 기본소득 공약을 비판해온 이상이 제주대 교수가 그랬다. 그는 탈당과 함께 "민주당은 포퓰리즘 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선에서 그쳤다. 그 전 이낙연도 "민주당다움의 훼손"을 짐짓 염려했지만, 하나마나한 개탄이었다. 이 와중에 이재명은 "민주당을 바꾸고 대한민국 바꾸겠다"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지켜보는 국민 마음은 더없이 불안하다. 왜 그럴까?

민주당의 정체성이 오래전 ‘붉은 정당’으로 바뀌었다는 걸 세상이 다 알지 않던가? 그걸 왜 저들만 쉬쉬할까? 지금 민주당 당사엔 김대중-노무현 사진이 걸려있다. 그것부터 문제다. 95년 새정치국민회의가 자신들의 새로운 기원이란 소리인데 정말 그렇다면 그 이전 50년 민주당 전통은 대체 어디로 갔나? 민주당은 대한민국 건국의 주도세력이어서 김성수-장덕수의 한민당으로 소급되며, 50년대 신익희-조병옥 이름도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 옛날 민주당은 반공 그리고 애국의 맨 앞줄에 서 있었다.

그걸 염두에 두면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공화당이야말로 급조된 권력 정당이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그 자랑스러운 민주당은 분명 온건 개혁 정당이었는데, 어느 순간 주사파 정당으로 탈바꿈했다. 그 분기점에는 김대중이 똬리를 틀고 있다는 것도 상식이다. 지금의 민주당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이 맞다. 조선로동당의 우당(友黨)이 아닌지도 걱정스러운데 그 꼼짝 못 할 증거로 나는 당 강령부터 지적하려 한다. 강령 전문(前文)은 상해 임정을 말하고 4·19, 5·18 그리고 87년 항쟁을 두루 언급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제외하고 있다. 헐, 6·25 언급도 없다. 쉽게 말해 미친 것인데,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하고 구조적인가를 보여주는 결정적 대목이다. 그런 당을 이재명이 또 어떻게 확 바꿔? 답답하게도 그걸 지적해야 할 국힘당은 민주당 콤플렉스를 가진 바보인 데다가 내부적으론 더 심각한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다. 국힘당의 그 식겁할 스토리는 다음 회에 따로 언급하려 한다. 상식이지만 정당은 사회간접자본이다. 공당(公黨)의 정상화 없이 대한민국 내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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