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
이춘근

북한은 올해 네 번째 도발을 했다. 지난 5, 11일, 14일에 이어 17일에도 2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5일 발사된 미사일은 700Km를 비행한 후 목표에 명중했고 속도는 음속의 5배 정도라고 알려졌다. 일본보다 3분 늦게 포착했다는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이 초고속은 아니라고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 우리 국방부가 평가 절하한 그 미사일은 평양 부근에서 서울까지 80여 초면 날아올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1일 아침 극초음속 미사일을 다시 발사했다. 속도는 음속의 10배. 즉 평양에서 서울까지 57초면 날아올 수 있는 미사일로 동해를 향해 저고도 초고속으로 1,000Km 지점까지 날아갔다. 지난 11일에도 한국은 일본보다 1분 늦게 북 미사일을 포착했다. 지난 14일 오후 북한은 두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지난 17일 또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를 쐈을 가능성이 관측된다. 한국은 현재 북한의 초고속 미사일을 방어할 방법이 없다.

한국 정부는 5일, 11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책 회의를 열었는데 대통령은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5일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했고 지난 11일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강한 유감’을 표했다고 한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7일 양국 국방장관과 국무장관이 참석한 화상회의에서 북한의 초고속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무기 체계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병기고에는 북한 미사일에 대처할 무기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방위를 위해 선제공격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미일 양국은 북핵 위협에 대해 상식적, 이론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핵폭탄과 미사일은 그 파괴력과 속도 때문에 과거 시절의 군사전략인 ‘방위전략’으로 대처할 수 없다. 방어가 불가능한 무기를 어떻게 방위할 수 있겠는가? 현대의 전략 이론가들은 ‘방위(defense)’ 대신 ‘억제(deterrence)’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적이 핵미사일을 발사할 조짐을 보일 경우 먼저 공격해서 파괴해 버린다는 소위 론치 온 워닝(Launch On Warning, 경보와 동시에 발사)이라는 선제전략은 핵무기 미보유 국의 핵보유국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한국도 이제 결단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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