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60명 근무 美 3대 미술관...다른 미술관 파급효과 주목

미국 시카고 미술관 143년 역사 최초로 노조가 결성됐다. 파급효과가 주목된다. /시카고 트리뷴

미국 서비스 산업 전반에 걸쳐 노동조합 설립 붐이 이는 가운데 ‘미국 3대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시카고 미술관(1879년 개관)’에 처음으로 노조가 생겼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미노동위원회(NLRB)는 전날 시카고 미술관 직원들이 전미 지방정부 공무원 노조(AFSCME) 가입안을 표결에 부쳐 142대44로 가결됐다고 공표했다.

 

시카고 미술관 노동자 연합 ‘AICWU’가 설립된 것이다. AFSCME는 미국산별노조총연맹(AFL-CIO) 산하 최대 공공노조로 130만여 명의 공무원과 박물관·공립도서관 직원 3만5천여 명 등 133만여 조합원 권리를 대변한다.

AICWU 설립에 의해 앞으로 큐레이터·소장품 관리직원·시설관리인·기념품 판매점 직원 등 260여 미술관 직원의 피고용인 권리는 AFSCME 로컬 지부가 대리하게 된다. 미술관 직원들이 더 힘있는 노조를 갖기 위해 ‘전문직’ ‘비전문직’ 구분 없이 단일 교섭단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한다.

 

미술관 측은 "직원들의 노조 결성 결정을 존중"하며 "맡겨진 임무를 잘 수행하면서 노사 양측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 단체교섭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직원 급여 인상 및 근로조건 결정 권한 향상 등이 AICWU의 첫 단체교섭 주요 쟁점이다.

시카고 미술관 직원들은 작년 8월 노조 결성 추진 사실을 공개, 11월 NLRB에 예비 조합원 찬반 투표 시행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러나 곧 회견을 열어 "미술관 경영진이 노조 결성을 막기 위해 직원들을 상대로 개별 설득 작업을 벌이는 한편 활동에 나선 직원들에게 보복성 근무 평가를 했다"고 주장하는 등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었다. 미술관 측은 이를 부인한다. "직원들의 노조 결성 권리를 지지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미국은 세계적인 미술품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나라로도 유명하다. 1차 ·2차 대전 이래의 막강한 국력 증대가 이를 뒷받침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최근 수년새 미니애폴리스 미술관 ‘워커 아트 센터’, 필라델피아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현대 미술관 등에 노조가 설립됐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최고(最古)·최대 미술관 중 하나인 시카고 미술관의 노조 결성이 다른 미술관·박물관에 미칠 파급 효과가 관심을 끌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 미술관의 장점이 유지되며 그곳을 찾는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가 제공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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