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은 다소 늘었지만 부동산 규제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3분기 가계 여유자금이 1년 전보다 5조원가량 늘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위험 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성 자산인 저축성 예금으로 옮겨가는 자산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현상이 나타나면서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줄고, 저축성 예금은 늘었다.
6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자금 운용액은 35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3분기의 29조8000억원과 비교해 1년 새 5조2000억원 증가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가계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예금·보험·연금·펀드·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 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 조달액을 뺀 수치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늘어난 것은 재난지원금 등으로 가계소득은 늘었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투자마저 규제에 막히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영향이크다.
지난해 3분기 자금 조달액은 49조2000억원으로 1년 전의 53조3000억원과 비교해 4조1000억원 줄었다. 가계의 금융기관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자금조달 규모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8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83조1000억원 대비 1조1000억원 늘었다. 저축성 예금을 중심으로 예금의 증가 규모가 확대된 반면 주식은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 금융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분기의 40.5%에서 40.7%로 늘어난 반면 주식 비중은 21.6%에서 21.0%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가계의 금융자산 잔액은 4845조8000억원, 금융부채 잔액은 2211조1000억원으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19배로 전분기의 2.21배보다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