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김종인..."뜻 안 맞으면 헤어질 수밖에"
김종인 국민의힘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결국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결별했다. 김 전 위원장은 5일 윤 후보에 대해 "그 정도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더 이상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10분에 걸쳐 그간의 경과를 상세히 설명하며 윤 후보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김 전 위원장은 "후보 당선을 위해 선대위 개편을 하자는데 그 뜻을 이해 못 하고 주변 사람들이 쏟아내는 말들을 보라"며 "쿠데타니, 상왕이니 하는데 내가 무슨 목적을 위해 쿠데타를 하겠나"라고 말했다.
조직운영에 대한 전권을 요구하는 이른바 ‘상왕’ 논란과 관련해선 "후보가 자기 명예에 상당히 상처를 당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런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아하, 더이상 내가 이 사람하고는 뜻이 맞지 않으니까 같이 일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윤 후보를 향해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만 잘 하면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해 ‘후보 패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통상적으로 후보와 선대위가 합치돼 가야 실수가 안 나오니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며 "그걸 과도하게 해석해 내가 후보를 무시했느니 어떠니 소리를 하는 것이 벌써 상식에 어긋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선대위 개편을 둘러싼 윤 후보 측과의 의견충돌에 대해서도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내가 처음부터 이런 선대위를 구성하면 안 된다고 했고, 그래서 안 가려고 했던 것인데 하도 주변에서 정권교체 책임을 왜 회피하느냐 해서 12월 3일에 조인(합류)했는데 가보니 선대위가 제대로 작동을 안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관찰하다가 일부 수정해보자 했는데 일부 수정해도 제대로 기능이 안 됐다"며 "그래서 전반적인 개편을 안 하고선 (선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전반적 개편을 하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이날 발표할 새로운 선대위 개편 구상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윤 후보가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을 통해 선대위 개편 구상을 전했는지 묻자 "임 본부장이 찾아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나한테 통보한 것도 아니다"라며 "와서 와인 한 잔 먹고 갔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윤 후보 측이 김 전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해달라고 요청했는지에 대해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일에 윤 후보에게 전화로 ‘사의 표명하는 짓은 안 한다. 나는 그만두면 그만두는 것이지, 사의 표명하고서 당신한테 반려받는 짓은 안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고, 전화를 끊은 뒤 윤 후보에게 전화가 와서 ‘그러면 제가 잘못 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경선 과정에서부터 나를 종종 찾아오면 내가 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도 지켜지지 않은 사람"이라며 윤 후보가 애초 선대위를 단출하게 구성해달라고 했던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내가 이준석 대표를 감싼다는 이딴 소리를 윤 후보 주변 사람들이 한 것 같은데, 나는 이 대표에게 ‘당 대표로서 윤석열 후보 당선시키는 것이 네 책무’라는 것만 강조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가 뭐가 답답해서 이준석과 쿠데타 할 생각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대선 승리 전망에 대해선 "그건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자기네들이 무슨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에 대해 논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