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불장난'으로 수상...'섬세한 내면 묘사' 높이 평가
소설가 손보미(42)씨가 단편소설 ‘불장난’으로 제45회 이상문학상(문학사상 주관)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부모의 이혼으로 불안·갈등을 겪는 사춘기 소녀의 성장소설이다. 손 씨는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2013)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2018), 장편 ‘디어 랄프 로렌’(2017) 등을 냈다. 젊은작가상 대상·한국일보문학상·김준성문학상·대산문학상 등을 받았다.
이상문학상은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문학상이자 모든 문인들의 꿈이다. 직전 한 해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중·단편소설이 심사 대상이다. 이번 심사위원들에 따르면 작품 ‘불장난’은 화자의 절제된 감정표현과 섬세한 내면묘사, 서사의 긴장을 살려 내는 소설적 장치의 상징성과 그 문학적 성취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0년엔 불공정 계약 관행 등을 문제 삼는 작가들이 수상을 거부하는 사태가 있었다. 이상문학상은 이후 계약조항을 전면 수정하고 전문가 추천 방식으로 이뤄졌던 기존의 예심제도를 없앴다. 주요 문학상들에 대해 ‘문학의 종언’ ‘문단의 카르텔 화’ 비판이 나온 지 오래다. 그러나 한국어의 미감과 표현력의 성장·변화를 확인하는 귀한 계기라는 점은 여전하다.
"내일 더 잘 쓰는 게 아니라, 오늘보다 더 많이 쓰는 것" "굉장한 소설을 쓰려는 건 욕심", 그러나 "소설가를 감히 꿈꿔보지 못한 시절 내 마음을 얼얼하게 만든 소설들과 내 ‘불장난’이 같은 상 목록에 올랐다는 게 어쩔 수 없이 기쁘다." 손 씨가 밝히는 심정이다. 상금은 5000만원. 제 45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이달 발간된다. 대상작 외 우수작으로 ‘복도’(강화길) ‘아주 환한 날들’(백수린)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서이제) ‘믿음의 도약’(염승숙) ‘잠수종과 독’(이장욱) ‘고별’(최은미)이 선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