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열이형네 밥집' 유튜브 영상 공개

음식 만들어 내놓으며 대화 나눠...첫 메뉴는 시그니처 '블랙 파스타'
긴장된 표정으로 반응 지켜봐..."아버지가 공직 그만두면 식당하라 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유튜브 영상 ‘석열이형네 밥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유튜브 영상 ‘석열이형네 밥집’.
셰프로 변신한 윤석열 후보의 요리, ‘시그니처 블랙 파스타’.

‘석열이형네 밥집’ 영상이 공개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사로 변신한 것이다. 29일 저녁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12분 짜리 영상엔 ‘셰프’ 윤 후보가 음식점을 운영하며 시민들과 만나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 9월 SBS ‘집사부일체’ 출연 당시 수준급 계란말이 실력을 보여준 바 있다. ‘석열이형네 밥집’ 메뉴는 시그니처 블랙 파스타·김치볶음밥·소고기 두부전골’ 세 가지, 가격은 각각 8000원이다.

‘윤 셰프’는 영업 개시에 앞서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드시는 분 기분 좋게 건강한 음식을 대접하자는 것"이라며 "망하지만 않았으면…" 말끝을 흐렸다.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첫손님 ‘워킹맘’과 ‘직장인’이라는 여성 2명이 셰프 추천 메뉴 ‘시그니처 블랙 파스타’를 주문하자, 면 삶기와 양파 애호박 삼겹살 등 재료 손질을 하고 파스타 소스와 면을 능숙하게 볶아냈다. 영상엔 ‘능수능란’이라는 자막이 떴다. 접시에 푸짐하게 담아낸 후 단무지로 장식까지 했다.

윤 후보는 "주말에 부모님께 간단한 요리를 해드리곤 했는데, 드시고 나서 꼭 아버지께서 ‘나중에 공직 그만두면 식당 해라’ 하셨다"며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요리하면서 설명이 이어진다. "스파게티 면을 식용유나 올리브기름 넣어서 짜고, 조개나 새우 올리브에 볶든 토마토나 크림소스 넣는 게 스파게티", "가장 중국집 짜장면의 식감을 주는 게 이 파스타"라며 자신의 ‘요리 비법’을 소개했다.

완성된 ‘시그니처 블랙 파스타’란 짜장 분말인 듯한 가루가 들어간 ‘짜장 파스타’였다. 서빙한 뒤엔 손님들의 반응을 긴장된 표정으로 지켜본다. 윤 후보와 손님들의 대화로 이뤄진 ‘석열이형네 밥집’ 다음 편은 31일 오후 6시 유튜브 채널로 공개된다. 코로나19에 더해 치솟는 집값과 빠듯해진 삶을 위로하는 게 이번 영상 제작의 취지. "그래서 석열이형이 준비한 위로·공감·소통 프로젝트! 몸도 마음도 추운 이 겨울, 국민을 위해 건강하고 맛있는 집밥 한 끼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부엌이 더 이상 ‘금남(禁男)의 공간은 아니다. 직업적 요리사가 아닌 남성이 가족을 위해, 지인들을 초대해 요리하는 게 ‘패셔너블(멋스러운)’한 모습이 됐다. 탈근대(후기산업사회) 시대의 변화를 상징한다.

근대화(산업화) 과정의 사회가 남성에게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믿음직한 가부장’이다. 자연히 여성에겐 ‘현모양처’ 역할이 강조된다. 이는 중세의 유산이라기 보단 근대적 현상이다. ‘근대국가 건설의 기본 단위=가정’을 시대가 요구하기 때문이다. 후기산업사회로 들어서면 남성에게 기대되는 이미지 역시 변한다. ‘전통적 남성다움’ 대신 ‘여성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할 줄 아는’ 남성이 환영받는 것이다. ‘요리를 즐기는 남성’은 그 연장선이며, 이 모든 게 그 사회의 경제적 여유와 가치관 변화에 비례한다.

때때로 ‘셰프’가 될 수 있는 대선 후보 윤석열,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그 연배의 남성으로서 이례적인 면이며 그런 만큼 매력적 요소다. 검사 시절, 좌천이나 지방 발령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경우처럼 사표를 내지 않았다. 부임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틈틈이 직접 시장봐 만든 요리로 지인들과 시간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우리사회에 비로소 등장한 남성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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