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교계·시민 단체들 주최로 대규모 집회...삼각지역~서울역 행진도
66개 시·구·군, 700만 성도 연합한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가 적극 주도
600여 시민단체 연합한 ‘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전국 네트워크’도 참여

“대한민국의 미래와 자녀들 올바른 교육 망치는 재앙 막기 위해 모였다”
“학부모·국민 반대하는 예고안 그대로 넘길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
“집필진 전면 교체, 모든 국민 동의할 수 있는 교육과정 다시 추진 요구”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모인 3만 여명의 시민들은 "2022 교육과정 전면 폐기"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모인 3만 여명의 시민들은 "2022 교육과정 전면 폐기"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우리는 오늘 대한민국의 미래와 우리 자녀들의 올바른 교육을 망치는 국가적 재앙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지난 정부 교육부에서 구성한 집필진들이 만든 ‘2022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볼 때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교육부가 최근 행정예고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이하 교육과정 개정안)의 폐기를 촉구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다음세대를 지켜내려는 다급한 마음으로 모인 3만여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지난 토요일(13일) 오후 쌀쌀한 날씨에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이며 국민 다수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총 66개 시·구·군, 700만 성도(서울 25개구·250만 성도, 경기 31개군·350만 성도, 인천 10개구군·100만 성도)가 연합한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수기총)와 악법대응본부·전국학부모단체연합·건강사회단체전국협의회 등 600여 개 시민단체가 연합한 ‘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전국 네트워크(교정넷)’이 공동 주최한 이날 대회는 당초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태원 참사로 인해 이날로 연기됐다.

주최측은 이날 집회에 대해 “현재 교육과정 개정안의 내용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는 좌편향적이고, ‘성혁명’ 사상에 근거해 동성애 등을 옹호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열린 것”이라며 “특히 교육부가 지난 9일 개정안을 행정예고하면서 당초 시안에서 논란이 됐던 ‘성평등’과 ‘성소수자’라는 용어를 빼고,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도 넣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 개정안에 담긴 좌편향적 역사관과 성혁명적 사상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집회는 식전 문화행사를 시작으로 1부 연합예배 및 기도회, 2부 국민대회, 3부 퍼레이드 순서로 진행됐다. 연합예배 및 기도회에선 박한수 목사(제자광성교회)가 합심기도를 인도했고, 이후 유만석 목사(건강사회단체전국협의회 대표회장)와 강헌식 목사(기하성 광화문 총회장)가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특별기도 순서로 이어졌다.

특별기도 순서에선 신상철 목사(건강한경기도만들기도민연합 상임대표)가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 폐기”, 신동흥 목사(신학국수원지부 사무총장)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안 폐기”, 최광희 목사(17개광역시도악법대응본부 사무총장)가 “차별금지법(평등법) 등 악법 저지”, 한익상 목사(한국교회반동성애교단연합 대표)가 “자유민주주의, 안보, 종교자유”를 위한 기도를 각각 인도했다. 1부 순서는 황규호 목사(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공동대표)의 축도로 모두 마쳤다. 

이어 한효관 대표(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가 사회를 본 2부 국민대회에선 여러 단체 관계자들의 발언과 성명서 낭독이 있었다. 온누리교회 이재훈 담임목사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격려사를 했고, 이번 교육 개정안 저지를 위해 ‘삭발 투쟁’까지 감행한 길원평 교수(한동대 석좌) 등이 발언을 이어나갔다. 성명서 낭독은 수기총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가 맡았다.

13일 대회에서 발언 중인 길원평 교수. 길 교수는 이번 교육 개정안 저지를 위해 ‘삭발 투쟁’까지 감행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13일 대회에서 발언 중인 길원평 교수. 길 교수는 이번 교육 개정안 저지를 위해 ‘삭발 투쟁’까지 감행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성명서에서 이들은 “(최근 행정예고안이) 원안에서 대폭 수정한 내용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이 행정예고본 또한 공청회본과 동일하게 우리가 강력히 반대한 포괄적차별금지법의 내용인, 성혁명 구현내용들이 조금도 수정·삭제되지 않고 완전히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만일 많은 학부모와 국민이 반대하는 예고안을 그대로 국가교육위원회로 넘길 경우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 문화적 성, 총체적인 성, 성적 자기 결정권, 성인지 등의 용어는 기존 2015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그대로 유지했는데, 이 용어들이 있으면 모든 성윤리 및 생명윤리 침해적 성혁명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며 “성평등 용어는 ‘성에 대한 편견금지’, ‘성차별 금지’ 용어로 변경했지만, 동일한 의미라 전혀 변경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재생산 건강권’을 ‘성생식 건강권’으로 수정해도 의미는 완전히 동일하게 ‘낙태’를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성소수자’는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받는 사회구성원’이라는 용어로 변경했으나 의미는 완전히 동일하다. 동성가족을 포함하는 ‘다양한 가족에 대한 유연한 태도 요구’는 그대로 유지했고, 이 모든 것들을 반대를 금지하는 개념인 차별, 혐오, 편견 조사 및 시정해야 한다는 내용들 또한 검토 없이 그대로 유지했기에, 완전히 동일하게 유지해 놓고 대폭 삭제 수정하였다고 주장하는 건 명백한 또 하나의 거짓”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우리가 크게 우려하는 또 다른 내용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과 이슬람 18쪽, 불교 6쪽, 기독교 2쪽으로 배분된 세계사 교과서의 종교 편향성”이라고도 했다.

단체들은 “우리는 이러한 교육과정에 따라 우리의 자녀들이 교육받을 경우엔 개인, 가정, 사회, 국가적 재앙을 피할 수 없으며, 동성성행위 등 비윤리적 성행위 만연, 성전환행위 만연, 소아 및 미성년 성행위 만연, 낙태 등 만연, 역사 조작 만연, 종교 편향 만연 등으로 인하여 개인, 가정, 사회와 국가에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을 끼칠 게 자명하기에, 이를 즉각 전면 중단하고 완전 폐기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더불어 “모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합헌적이고 합법적이며, 선량한 성윤리, 생명윤리 의식을 가진 집필진으로 전면 교체하여 모든 국민들이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는 안전한 교육과정을 다시 추진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날 마지막 순서인 3부 퍼레이드는 참석자들이 함께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출발해 서울역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쌀쌀한 날씨에도 나라 사랑하는과 다음세대를 지키기 위한 사명감으로 모인 시민들은 저녁시간 행진이 끝날 때 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날 쌀쌀한 날씨에도 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저녁까지 핸드폰 불을 밝혀가며 행진에 참여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이날 쌀쌀한 날씨에도 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저녁까지 핸드폰 불을 밝혀가며 행진에 참여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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