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사본’의 이사야서 완전판
내년 1월부터 이스라엘 박물관서
4개월간 특별전 열고 선보일 예정

사해사본 이사야 대 두루마리. /이스라엘박물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경, ‘사해사본’의 이사야서 완전판이 오는 2026년 1월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된다. 이스라엘관광청은 이번 전시가 박물관 개관 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으로 4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고대 성경의 원형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유례없는 기회로 전 세계 학계와 교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해사본은 1947년 사해 북서쪽 쿰란 인근의 11개 동굴에서 발견된 유대교 고문서로, 인류가 보존한 가장 오래된 구약 성경 사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두루마리들은 기원전 2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고대 히브리 공동체의 신앙과 사상을 생생히 보여주는 문헌이다.

특히 가장 보존 상태가 완벽한 ‘이사야 대 두루마리’는 길이 7.17미터, 총 54개의 열에 이사야서 66장이 모두 기록되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두루마리는 기원전 125년경에 작성된 것으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히브리어 성경(마소라 본문)과 95% 이상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수천 년 동안 변함없이 이어진 성경 말씀의 신뢰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로 평가되며, 종교적 의미뿐 아니라 고대 언어학·문헌학 연구에도 중대한 자료로 꼽힌다.

그동안 이사야 대 두루마리는 이스라엘 박물관 내 ‘성서의 전당’에 보관되어 왔다. 일부 단편은 전시된 적이 있었지만 전체 원본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 내에 있는 ‘성서의 전당’을 공동 설계한 아르망 바르토스(왼쪽)와 프레데릭 키슬러가 이사야 두루마리를 가리키고 있다. /이스라엘박물관

이번 특별전은 ‘사막의 목소리: 위대한 이사야 두루마리’라는 제목으로 관람객에게 고대 두루마리의 발견부터 보존, 그리고 복원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몰입형 체험으로 풀어낸다.

전시의 시작은 사해 북서쪽, 쿰란 1번 동굴의 절벽에서 시작된다. 관람객들은 두루마리가 처음 발견되던 그 순간을 생생히 재현한 공간을 지나 어둠 속에서 빛으로 드러나는 일곱 개의 최초 사해 두루마리를 만나게 된다. 이후 이 문서들이 1965년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의 성서 전당에 보존되기까지의 긴 여정을 따라가며 마지막에는 길이 7미터가 넘는 이사야 두루마리 원본 전체를 눈앞에서 감상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고대 공동체의 신앙과 삶을 탐구하는 지적 여정이다. 전시에는 두루마리 제작에 쓰인 재료, 필사자들의 도구와 기술, 글자 배열과 본문 구성, 보존 방식 등이 상세히 소개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사해사본이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신앙과 학문, 역사가 만나는 교차점임을 새롭게 깨닫게 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첨단 디지털 복원 기술을 통해 두루마리의 원본 필체와 질감, 손상 부위까지 정밀하게 재현하는 디지털 인터랙티브 장치도 마련된다. 관람객은 스크린을 통해 고대 히브리어 문자의 세부를 확대해보며, 2천 년 전 필사자의 손끝에서 기록된 신앙의 흔적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이사야서는 구약성경 중에서도 신약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책으로 메시아의 예언과 민족 구원, 사회 정의, 시온의 회복을 노래한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사해사본 이사야서의 필체는 히브리어 정사각형 문자의 초기 형태로 2000년이 넘도록 이어져온 히브리 언어와 신앙 전통의 연속성을 증언한다.

이스라엘관광청은 "이번 전시는 신앙과 역사, 문화가 하나로 만나는 특별한 시간 여행"이라며 "성경의 원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함으로써 말씀의 생명력과 인류 문명의 근원을 새롭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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