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공약대로 초강력 이민 단속을 실행하고 있다. 이에 미국 내 한인사회를 비롯한 이민 공동체들이 공포에 휩싸여 있다.
트럼프 1기 때도 유사한 단속이 실시됐지만 임기 중반부터 시작된 코로나로 인해 거의 중단됐다. 이제 2기에서는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단속이 벌어지고 있어 불법체류자들은 물론이고 합법적 신분의 이민자들도 언제 단속원들이 들이닥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인사들은 ‘대규모 주민 납치행위’라고 부르며, 2차대전 당시 미국 내 일본계 시민들을 단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강제, 격리 수용한 것에 비견하고 있다. 한인사회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LA 한인타운에서 단속 반대 집회가 몇 차례 열리고 경찰과 충돌하기까지 했다.
단속은 주로 멕시코인을 포함해 남미계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단속이 계속되면서 거의 모든 인종을 무차별적으로 잡아들이고 있다. 캘리포니아 같은 경우 식당일이나 단순직, 공장 노무직 등은 대부분 남미계를 비롯 이민자들이 하고 있는데 이들이 대거 사라지고 있다. 텍사스나 곡창지대인 네브라스카·캔자스·아칸소 등에서도 대규모 이민 단속이 펼쳐져 농작물 재배와 수확에 일손이 없을 지경이다.
이처럼 유례없는 단속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트럼프 정부 신 사회정책의 근간이 되고 있다. 트럼프 1기 때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스티브 배넌 전 정책담당관 등이 현 2기에도 같은 직책에 임용되어 1기 때 마치지 못한 정책을 다시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불법체류자들의 대규모 침입으로 전통의 미국사회가 훼손됐다고 보고 이들을 추방해 미국을 다시 제조업 중심 전통사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민사회인 미국에서 어떻게 이민자들을 완전히 타파할 수 있으며, 경제에서도 인공지능·첨단 컴퓨터 기반의 경제가 어떻게 기본 제조업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의문이다.
미국은 1620년 영국에서 종교의 자유를 외치며 건너온 청교도들이 세운 나라다. 건국 이래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자유와 더 많은 기회를 위해 찾아온 이민자들의 나라다. 건국 초기 영국 청교도들이 사회 근간을 형성했어도 독일·아일랜드·프랑스계 등이 초창기 미국 사회를 더욱 확대시켰고, 이후 남미와 아시아에도 대거 이민자들이 건너와 오늘의 미국을 만들었다. 특히 19세기 중반 남북전쟁 후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이때 유입된 이민자 노동력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미국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공통된 관점이다.
캘리포니아 한인사회 역시 이민사회의 하나다. LA 한인타운 경우 한인은 25% 정도이고 나머지 남미계 등이다. 지난 몇 년간 K-팝과 K-컬처 영향으로 백인들도 대거 유입돼 현재 새로운 융합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단속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한인타운 내 최소 20%가 불법체류자들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들 대다수가 강력단속에 지쳐 자진 출국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자 일손이 모자라 영업축소와 폐쇄 지경까지 이르러 경제규모가 하락하고 있다.
이념을 기반으로 한 트럼프 정부의 이민 단속이 옳은 것인지, 이 정책이 결과적으로 경제에 오히려 악영향을 주고 있음에도 계속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취임 후 1년이 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지지율이 40% 안팎으로 그리 높다고 할 수 없다. 특히 트럼프의 강점이라는 경제에서는 겨우 36%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현실을 외면한 트럼프의 강성 정책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는지 많은 정치관찰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