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전략적 교두보인 부산에서의 행보와 국회 앞 1만5000명이 운집한 규탄대회를 계기로 전국적 보수 결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외투쟁과 우파 연대론이 현실화하며 ‘투쟁 모드’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4일 부산광역시를 찾아 손현보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장 대표는 예배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손 목사 구속은 개인이 아닌 모든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라며 "이는 반인권, 반문명, 반법치, 반자유민주주의 행위"라고 지적했다.
손 목사는 ‘세이브코리아’를 이끌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부산교육감 재선거와 이번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지난 9일 경찰에 구속된 상태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헌법이 생긴 이래 이런 혐의로 종교 지도자를 구속한 예는 없었을 것"이라며 "다른 것을 다 제쳐두고 종교 탄압의 문제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종교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예배에서도 그는 "손 목사의 뜨거운 열정은 오히려 우리 마음 속에서 더 강력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며 "하나님께 대적하고, 하나님의 종에 대적하는 행위는 하나님께서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행보는 종교계 민심을 다독이고 지역 민심까지 동시에 살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도부는 예배 후 가덕신공항 현장 방문, 유엔기념공원 참배, 부산 청년 간담회 등을 이어가며 민심 행보를 이어갔다. 15일에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해수부 임시청사 공사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의 이번 부산 일정은 단순한 지역 행보를 넘어 사실상 ‘투쟁 모드’ 전환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한 당 관계자는 "부산에서 시작된 흐름은 전국적 보수 결집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폭주에 맞서 우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시선은 지역 민심을 넘어 장외로 확장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특검법 합의를 뒤집고 강행 처리한 데다 내란특별재판부 설치까지 거론하자, 당내에서는 "원내 대응만으로는 한계"라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우리는 광장으로 나가야 한다"며 장외투쟁 필요성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임이자 의원도 "전교조·민노총과 결합한 민주당에 맞서 우리도 뺄셈 정치가 아닌 곱셈 정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외투쟁과 우파 연대론이 동시에 부각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12일 국회 앞에서 열린 대규모 규탄대회는 보수층 결집의 대표적 장면으로 꼽힌다.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 각 시·도 당원협의회, 지방의원, 당원 등 1만 5000여 명(국민의힘 추산)이 운집한 이 집회는 여권의 특검 강행과 내란재판부 거론에 맞선 보수층의 단합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었다. 현장에선 "야당 탄압 독재정치 규탄한다"는 구호와 함께 ‘부정선거 발본색원’, ‘윤 어게인’ 등의 손팻말이 등장해 강력한 메시지를 드러냈다.
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우리도 뺄셈 정치는 그만하자. 전광훈 목사가 극우라고, 전한길 강사가 더 나갔다고, 이준석이 결이 다르다고 뺄셈 정치하면 진다"며 "이제 곱셈 정치하자. 작은 차이는 극복해 함께 뭉쳐 싸우자"고 말했다.
장외투쟁이 본격화될 경우 전광훈 목사, 전한길 강사 등 아스팔트 진영의 상징적 인물과 지지 세력이 자연스럽게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장 대표가 당선 직후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를 선언한 만큼, 이번 집회를 기점으로 ‘보수 대연합론’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