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첫 정상회담의 통상의제는 마스가(MASGA), 대미투자, 비관세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이 지난 3일 공개한 ‘마스가’ 모자. /연합
한·미 첫 정상회담의 통상의제는 마스가(MASGA), 대미투자, 비관세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이 지난 3일 공개한 ‘마스가’ 모자. /연합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통상 분야 의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미 관세 협상에서 타결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명명한 한·미 조선 산업 협력 사업과 반도체, 배터리 등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대한 진척된 세부 내용에 이목이 쏠린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24∼26일 미국을 방문해 25일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최근 타결된 관세 협상을 바탕으로 반도체, 배터리, 조선업 등 제조업 분야를 포함한 경제협력과 첨단기술, 핵심 광물 등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타결한 관세 협상을 통해 미국이 예고한 대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자동차에 부과 중인 25%의 품목관세를 15%로 하향 조정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이는 앞서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조건이다. 한국은 경쟁국인 일본·EU 수준으로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관세를 낮추기 위해 미국에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와 1000억달러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등 에너지 수입을 약속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미 투자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대미 투자의 큰 틀에는 합의를 했지만, 각론에까지 모두 세세하게 합의한 것은 아니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투자 분야와 시기, 형태에 대한 논의가 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 가운데 1500억달러 규모로 추진되는 ‘마스가’ 프로젝트의 경우 미국이 해군력·조선업 부흥을 위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여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미 조선 협력은 ▲한국과 미국 조선소에서 미국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한국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해 운영하거나 신설 ▲한국 조선소에서 미국의 함정이나 상선을 만들어 공급 ▲미국에서 조선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조선 외 2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바이오 등 전략 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너진 제조업 기반을 재건하는 데 관심이 많고, 한국 기업들 역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제조 기반을 마련해 생산 거점으로 삼는 것이 성장 전략으로 유효해 서로 이해가 맞아 떨어진다. 다만, 미국 측은 "대미 투자에서 발생한 투자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고 설명하고 있고, 한국 측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계속 협상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두고 어떤 합의점을 도출할 지 주목된다. 아울러 지난 관세 협상에서 ‘봉합’ 수준에서 넘어간 농산물, 온라인 플랫폼법 등 비관세 장벽 문제도 미국측의 파상적인 공세를 어떻게 막아낼 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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