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자기 정치' 정청래에 경고 발언
"대통령 임기 3개월도 안지났는데 발톱 드러낸 불경죄"
법사위 등판 추미애, 鄭 못지않은 강경 드라이브 불보듯

"협치 강조해온 대통령 리더십에 부정적 영향"
국힘 "여권 균열 생길 수도...나쁠 것도 없다"

주식 차명거래 의혹에 휘말린 이춘석 의원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에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자신의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주식 차명거래 의혹에 휘말린 이춘석 의원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에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자신의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민주당의 ‘정청래-추미애 라인업’이 나쁠 것 없다는 소리가 국민의힘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당대표와 법사위원장 둘 다 대야 강경 일변도여서 민주당의 일방통행식 정국 운영이 두드러질 수 있는 데다가 두 사람의 캐릭터상 여권의 분열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청래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국민의힘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데 이어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에서는 국민의힘 위헌 정당 심판 청구 추진 관련 질문에 "못 할 것 없다"고 말하는가 하면 야 4당을 예방하면서도 제1야당 국민의힘은 빼는 등 국민의힘에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 왔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의 이런 행보가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협치’에 어긋나 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5일 YTN 라디오와 MBC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정 대표를 향해 "일각에서 벌써 차기 대권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지금 대통령 임기가 3개월도 안 지났다"면서 "지금 발톱을 드러내면 불경죄에 해당하고 잘못 드러내면 죽는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힘을 키울 때까지는 본심을 가리고 신중할 땐 신중해야 정치인 정청래가 다른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정 대표가 ‘강선우 의원의 울타리가 돼 주겠다’ ‘국민의힘은 10번, 100번 정당 해산감’ ‘조국 사면은 대통령이 어련히 알아서 하실 것’ 등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발언을 서슴없이 내놓은 것에 대한 우려로 풀이한다. 이는 곧 정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뜻한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정 대표에 대해 ‘자기 현시 욕구가 강해 대표로서 부적합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도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며 3대 개혁(검찰·언론·사법)을 밀어붙이는 데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 이 대통령보다 자신을 부각하려는 게 아니냐는 뜻에서다.

정 대표가 대주주 요건 완화를 두고 당내 논란이 일자 4일 "공개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함구령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 대표의 함구령 이튿날 채널A에 출연, "내가 정리하는 방식대로 따르라. 정부도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수정하라"는 의미라며 앞서 진성준 전 정책위의장이 대주주 요건 강화 입장을 밝힌 것이 이 대통령과 당정 협의를 거쳐서 나온 결과물임을 지적했다. 자신이 당을 주도하는 가운데 정책에 대한 당의 주도를 분명히 함으로써 정치적 몸집을 키우려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추미애 의원도 만만치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추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을 경우 정 대표 못지않게 자기 색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추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맡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하며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를 받았다.

물론 그 바람에 외려 윤석열 정부 탄생의 공신 역할을 했다는 비판과 함께 우파로부터 ‘보수의 어머니’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으나 강성 이미지는 확고해졌다.

국회에서 모든 법안은 본회의에 올라가기 전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 그래서 상원으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법사위원장의 실질적인 권한은 막강하다고 볼 수 있다. 정 대표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 이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박찬대 의원을 압도하며 당대표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법사위원장의 권한을 활용한 덕이라는 평가가 많다.

최다선 의원으로서 국회의장직에 도전했다가 좌절한 추 의원으로서는 법사위원장의 권한을 자기 정치 수단으로 삼으려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대표와 추 의원의 강경 일변도 정치를 마다할 까닭이 없다는 이야기가 국민의힘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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