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 아들 '엑스'와 장난치다가 상처 생겨"
美대선 과정서 마약 투약했다는 의혹은 일축

지난 5월 30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기자 회견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눈가에 멍이 들어 있다. /AP=연합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 중 상습적인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멍든 얼굴로 공식 석상에 나타나 관심을 끌었다.

5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기자 회견에서 눈가에 멍든 모습을 드러냈다. 괜찮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머스크는 "다섯살 아들 ‘엑스’와 장난을 치던 중 ‘한번 덤벼보라’는 자신의 말에 아들이 얼굴을 때리면서 상처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 얘기를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엑스는 그럴 수 있다. 엑스를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것)"고 덧붙였다. 엑스는 머스크가 캐나다 가수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지난 2월 백악관에 아빠의 목말을 타고 등장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대면한 적이 있다. 영국 매체 스카이뉴스는 "엑스는 아마도 미국 행정부의 뜻에 따라 머스크가 해고한 수천명의 공무원들, 즉 일반 미국인에 대한 동정심을 갖고 아빠를 때린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눈가에 멍이 들어 있는 머스크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마약 투약에 따른 상처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0일 머스크가 미국 대선 기간 동안 케타민과 엑스터시 등 다량의 약물을 수시로 복용했다고 보도했다. 케타민은 강력한 마취약이나 우울증 치료 등에 간혹 사용되는 약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운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머스크가 약 20정의 알약이 든 약상자를 갖고 다녔고 약물 사용량도 일상적인 범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머스크는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몇 년 전 심리적으로 힘들 때 케타민을 처방받아 복용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복용을 중단했다"라며 "모든 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기자 회견을 끝으로 미국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직을 내려놓는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약 130일 간 연방 정부 조직 개편과 대대적인 공무원 감축을 주도했던 것에서 테슬라 등 자신의 기업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머스크에게 ‘황금 열쇠’를 선물로 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DOGE의 영향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통령이 원할 때 언제든 조언자가 되겠다"고 화답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가 지난 5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황금 열쇠’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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