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교역자 부재… 목회자들, 평신도 사역 확대 긍정적
성장하는 교회일수록 평신도 사역 강화 필요성 인식
한국교회가 평신도 중심의 사역 구조로 전환되고 있는 현실이 뚜렷해지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발표한 <넘버즈> 284호에 따르면, 목회자 수급의 어려움과 평신도 사역에 대한 인식 변화가 맞물리며 평신도 사역의 필요성과 실제 참여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7개 주요 신학대학원 중 총신대와 장신대를 제외한 대부분이 정원 미달 상태이며, 평균 충원율은 85%에 그쳤다. 이는 부교역자 수급에 직접적 타격을 주고 있으며, 86%의 담임목사들이 "부교역자 청빙이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목회자 78%는 교육부서 설교를 평신도도 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심방’(88%)과 ‘새가족 교육’(82%)도 평신도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사역으로 평가됐다. 특히 소형교회일수록 평신도의 성인 예배 설교 가능성을 높게 인식했으며, 29세 이하 청년층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현재 교회 현장에서 평신도가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는 사역은 ‘심방’(70%)이며, ‘새가족 교육’(44%), ‘영적 지도’(43%)가 그 뒤를 이었다. 교육부서 설교의 경우, 전체 교회의 약 40%에서 평신도가 실제 설교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신도의 교육부서 설교를 허용하는 이유로 중소형교회는 ‘사역자 부재’(51%)를, 대형교회는 ‘훈련된 평신도 존재’(28%)를 꼽았다. 이는 교회 규모에 따른 사역 전략 차이를 반영한다.
목회자의 다수는 주요 사역에 있어 평신도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새가족 교육’(74%), ‘기도회 인도’(69%), ‘성경 강의’(69%) 등에서 "문제 없다"는 응답이 높았다. 다만 ‘성인 예배 설교’, ‘장례식 집례’, ‘결혼식 주례’ 등은 여전히 목회자의 고유 영역으로 남아 있다.
평신도 사역 확대를 위한 준비로는 ‘성경 교육 및 신학 훈련’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이어 ‘교회 내 공감대 형성’, ‘성도들의 이해와 협조’가 뒤를 이었다.
평신도가 교역자 역할을 대체하는 것에 대해 목회자의 79%, 성도의 55%가 찬성했다. 특히 목회자는 ‘교역자 유무와 무관하게 평신도 사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84%에 달했다. 반면 성도는 이에 대한 의견이 양분되어 여전히 전통적 사역 구조에 익숙한 경향을 보였다.
교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교회일수록 평신도 사역 강화에 더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성도 가운데서도 신앙단계가 깊을수록 평신도 사역 강화에 긍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한국복지목회협의회 대표 장윤제 목사는 "한국교회는 목회자 감소라는 구조적 현실 속에서 평신도 사역을 불가피하게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단순한 역할 대체가 아닌 평신도의 신학적 준비와 교회 공동체의 공감대 형성을 통한 건강한 사역 확장이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신도 사역자 양성을 위한 다양한 준비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교회사역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