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등이 겹치면서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50억달러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감소 요인의 상당 부분이 일시적인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인 만큼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아래까지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8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046억7000만달러(약 563조9076억원)로, 3월 말(4096억6000만달러)보다 49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작년 4월(59억9000만달러) 이후 1년 만에 최대 폭 감소하면서 2020년 4월(4049억80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미국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난달 9일 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487.6원까지 뛰는 등 불안한 환율 탓에 한은과의 스와프 계약을 통한 국민연금의 환 헤지(위험분산)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황문우 한은 외환회계팀장은 "외환스와프 만기로 국민연금으로부터 다시 자금이 돌아오고, 금융기관 예수금도 계절적 특성에 따른 것인 만큼 기조적으로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3월 말 기준(4097억달러)으로 세계 10위 수준이다. 2023년 8월 이후 올해 2월까지 9위를 유지하다가 한 단계 떨어졌다. 중국이 3조2407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725억달러)과 스위스(9408억달러), 인도(6683억달러), 러시아(6474억달러), 대만(578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42억달러), 독일(4355억달러), 홍콩(4125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황 팀장은 "특히 3월 독일이 10위에서 8위로 두 단계 올랐는데, 독일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