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20억달러 가까이 줄어 41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092억1000만달러로 1월 말보다 18억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2020년 5월 말(4073억달러) 이후 4년 9개월래 가장 작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2월 기자설명회에서 "외환보유액이 41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지만, 불과 두 달여 만에 1차 마지노선이 무너진 모양새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 확대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 환율이 급등하자,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한도를 기존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늘렸다. 이 외환스와프는 당국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공급하고, 국민연금이 이를 이용해 해외 자산을 매입한 뒤 나중에 달러를 갚는 방식으로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이 된다.
다만, 지난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약 0.5% 하락하는 등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 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 수요는 전월보다 크지 않았다.
외환보유액 구성을 자산별로 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3573억8000만달러로 46억4000만달러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예치금은 280억1000만달러로 27억1000만달러,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은 148억4000만달러로 1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는 금은 47억9000만달러였다.
한은은 2013년 20t의 금을 추가 매입한 뒤 현재까지 총량을 104.4t으로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