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커지는 이낙연, 反이재명 선봉
호남의 축+범보수 反李 전선 파괴력 커
지역·이념 넘어 국민통합 강조하면 호응
조기 대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의 존재감이 커지며 이 상임고문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연대론이 힘을 받고 있다. 이-한 연대론은 아직 가정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개헌을 고리로 두 사람이 연대한다면 생각보다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상임고문의 존재감이 갑자기 커진 건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개헌연대 국민대회’에서 "위기극복과 정치개혁, 사회통합에 뜻을 같이하는 세력이면 누구와도 협력하겠다"며 제3지대 연대를 시사하면서다.
제3지대 연대는 ‘반이재명’의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호남 출신으로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력의 이 상임고문이 같은 호남 출신인 한 권한대행과 결합하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호남 민심을 일정 부분 대표하는 호남의 축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전현직 국무총리가 힘을 합쳐 87 체제 종식을 위한 개헌의 깃발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지역과 이념의 차이를 넘어 국민통합을 강조하면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상임고문의 커진 존재감은 그의 17일 개헌연대 국민대회 연설을 담은 ‘뉴스핌TV’ 유튜브 영상이 당일 50만, 4일 만에 조회수 100만을 넘어섰다는 사실로 확인된다.
이 상임고문은 이와 관련하여 페이스북에 "쇼츠(짧은 동영상 섹션)가 사랑받는 시대에 30분 넘는 연설이, 기발하지도 않고 그냥 상식적인 말이 어떻게 이처럼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는지 어리둥절하다"며 "국민이 상식에 목말라하고 있다"고 썼다.
이 상임고문은 이 연설에서뿐 아니라 여러 채널에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지난 3년 동안 방탄 외에 국민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이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억지 방탄으로 보호받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서 최강의 방탄복을 입히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어떻게 되고, 민주주의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직격했다. 노골적으로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상임고문은 24일에도 ‘뉴스핌TV’에 나와 지금의 내전 상황을 해소하려면 극단의 정치를 넘어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출마든 누구를 돕든 그 밖의 방법이든 국가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권력 추구가 아닌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 상임고문의 부상은 한 권한대행 대선 출마에 대한 대중의 요구가 탄력을 받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서 더 ‘이-한 연대’론이 힘을 받는다는 게 정가의 이야기다.
물론 이 상임고문은 22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출연하여 한 권한대행과의 연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답했지만, 연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한 대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 상임고문은 이른바 한 권한대행 차출설에 대해 "지금 상태라면 결국 불려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하며 "총리를 두 번이나 한 분이기에 대통령까지 해야 되겠다는 욕심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닐 것"이라며 "나름의 책임감 때문에 고민하는 것 아닐까 짐작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 권한대행이 사퇴 후 무소속 출마를 결행하면 이 상임고문도 출마를 선언한 뒤 두 사람의 연대가 추진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가능해진다.
일단 호남의 축이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반이재명 공동전선이 형성됨으로써 범보수 진영과 연대할 공간도 마련될 것이라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문제는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연대까지 가능하냐는 것인데, 이 상임고문은 일단 국민의힘과의 연대에는 선을 긋고 있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한 선거 전문가는 24일 "정치는 생물"이라며 "어차피 하나의 축만으로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이재명 전선으로 뭉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이재명 전선이 형성되면 이재명 후보에 대한 혐오도가 지지도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그 파괴력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