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실시했던 한미해군 연합훈련 당시 우리 해군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이 미 해군 항모강습단, 상륙준비단과 함께 기동하고 있다.(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은 없습니다) /연합
2017년 11월 실시했던 한미해군 연합훈련 당시 우리 해군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이 미 해군 항모강습단, 상륙준비단과 함께 기동하고 있다.(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은 없습니다) /연합

한국군을 포섭해 한미연합훈련 계획 등을 빼내려 한 중국인이 제주도에서 붙잡혔다. 국군방첩사령부 등 우리 방첩당국은 중국 정부와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행동을 볼 때 중국 61419부대 소속일 가능성이 크다.

방첩사령부가 지난 3월 29일 제주에서 중국인 A 씨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A 씨는 한국군 기밀 탐지 및 수집 조직의 행동책이다. 현재 수도권의 한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상태로 방첩사를 오가며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방첩당국에 따르면 A 씨를 포함한 중국인 일당은 2024년 초부터 오픈 채팅방에서 현역 한국군인 척하며 사람들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현역 군인이나 장교 지원자들이 모인 오픈 채팅방을 주로 노렸다. 이들은 오픈 채팅에 참여한 사람에게 1대1 대화를 걸어 "군사정보를 넘겨주면 돈을 주겠다"는 식으로 포섭을 시도했다.

여기에 강원도 양구군 소재 부대에서 복무 중인 병사 한 명이 포섭됐다. 이 병사는 인가 받지 않은 휴대전화와 몰래카메라를 부대로 몰래 반입해 국방망(인트라넷)에 있는 한미연합훈련 진행 계획 등을 촬영해 중국인에게 전달했다. 방첩 당국은 이 병사가 여러 차례 기밀을 건넨 것으로 파악했다.

A 씨는 조직 총책의 지시로 기밀 제공자를 만나 대가를 지불하려고 제주도에 왔다가 검거됐다. 방첩사는 "오픈 채팅방에서 군사기밀을 캐내려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A 씨 일당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후 위장 수사를 통해 A 씨를 붙잡았다.

현재 방첩당국은 A 씨에게 기밀을 넘긴 장병이 더 있는지, 중국 조직의 실체, 국내 조력자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특히 중국 조직이 우리 군 장병에게 접근할 때 자신을 "중국군 소속"이라고 밝힌 점, 중국 조직이 군사기밀을 넘겨받고 대가를 지불할 때 조선족 중국인을 동원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방첩사는 중국에 기밀을 건넨 장병이 여러 명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을 고려해 볼 때 A 씨가 속한 중국 조직은 인민해방군 전략지원부대(SSF) 산하였던 61419 부대 소속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61419부대는 전략지원부대가 해체된 뒤 망락공간부대에 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 공산당은 ‘초한전’을 위해 인민해방군 조직을 개편했다. 시진핑은 ‘초한전 전담부대’ 창설을 명령했고, 2015년 12월 31일 전략지원부대를 창설했다. 당초 총참모부 예하에 퍼져 있던 첩보부대들을 모아서 창설한 부대였다.

이 부대에서 한국·일본을 담당하는 부서가 61419 부대다. 과거 총참모부 3부 4국이었고 전략지원부대 시절에는 제4기술정찰국이었다. 산둥성 칭다오에 본부가 있다. 이 부대는 한국·일본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맡고 있다. 해커 조직명은 ‘틱’이다. 2016~2017년 일본 정부기관과 연구소 등에 대대적인 해킹 공격을 가했던 조직이다. 지난해 7월 발생한 전북대 내부망 ‘오아시스’ 해킹과의 연관성도 의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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