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으로 일시 귀국한 이재영 선교사
러시아 북 카프카스 지역에서 25년간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복음의 씨앗을 심어온 이재영 선교사를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만났다.
그는 목사가 되겠다고 서원한 어린 시절부터 선교사의 삶으로 살아온 지난 25년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지금은 잠시 현장을 떠나 있지만 하루빨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어 다시 선교지로 돌아갈 꿈을 전했다.
이 선교사는 미국 유진벨 선교사가 개척한 전라남도 영광읍교회에서 모태 신앙으로 교회 안에서 자랐다. 중학교 1학년 때 ‘목사가 되겠다’고 서원 기도를 하고, 미국 팀 미션에 소속된 선교사들이 운영하던 극동 방송국 전도부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중국과 러시아에서 보내오는 서신을 접하며 중국 선교사로 가겠다고 서원했다.
이 선교사가 1985년 신학교를 졸업할 당시에는 한국이 중공과 국교 관계가 없는 때라 "한국에서 목회하면서 중공이 열리면 들어가겠다"고 마음먹고 사역하던 중 필리핀 선교사를 돕기 위해 1993년부터 1996년까지 3개월에 한 번 필리핀 단기 선교를 나가게 됐다. 그러던 중 필리핀 현지인 목회자들이 4년만 와서 선교를 도와 달라고 해서 1996년 필리핀 선교사로 파송됐다.
4년의 필리핀 사역을 마칠 때쯤 ‘러시아로 가서 선교를 도우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러시아 북 카프카스 지역에 가족을 데리고 제2의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 2000년 러시아와 체첸 공화국이 한창 전쟁 중인 때였다.
"당시에는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없었습니다. 러시아 북방기술대학 파송이 어려워지면서 고민하고 있었을 때 한 장로님과 권사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분들이 러시아 선교를 하는 분들이었고 이분들을 따라 러시아로 간 곳이 북 카프카스 지역이었습니다."
카프카스 지역은 남부 러시아 지역이라 체첸 공화국을 비롯한 이슬람 자치 공화국 7개와 불교를 믿는 자치 공화국이 하나가 있다. 이곳에서 한국문화를 전파하고 교회 개척과 청소년 전도, 마약 예방 치료 사역을 다각적으로 펼쳤다.
청년 인구가 많은 체첸 등 카프카스 지역은 구 소련의 몰락 후 공장이 파괴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들이 희망을 잃고 마약과 향락에 빠져드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 선교사는 청년들에게 하루에 성경을 3장을 읽고 3시간을 기도하고 시내 청소를 시키면서 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고 그 결과 마약의 금단 증상을 겪지 않으면서 마약을 중단하는 청년들이 늘어났다. 마약중독에서 벗어나 목회자가 된 청년도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러시아에서 정부와 주지사, 시장 등 여러 기관에서 훈장과 표창을 받았다. 지금까지 받은 표창만 해도 30여 개에 이른다. 이 선교사는 또한 무교회 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을 찾아 복음을 전해 예루살렘으로 되돌아 가게 하는 ‘알리야’ 사역에 매진했다.
카프카즈 지역의 러시아 사람들과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은 성경에 대한 반감이 없어 복음을 전하기에 수월했다. 이와 관련해 이 선교사는 러시아 정교회 평신도 회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육군 대령이었던 회장은 이 선교사에게 "왜 러시아 정교회가 버젓이 있는데도 한국에서 이단인 기독교를 가지고 와서 러시아의 국론을 분열시키느냐"는 항의를 들었다. 그러나 이 선교사는 회장에게 성경을 바르게 알려 주고 복음을 전했다. 예수를 믿게 된 회장은 이제 러시아 형님이 되어 러시아 선교의 귀한 후견인이 됐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식어진 선교의 열기를 다시 불붙여 재림의 길을 예비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은총 속에 대한민국이여 분연히 일어나 예수님의 지상 명령을 완수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