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종근 '복잡한 심경' 지인과 통화녹음 TV조선 공개
"나를 내란죄로 엮으려고...살려면 양심선언 하라고" 내용
결국 김병주 유튜브서 "尹이 국회의원 끌어내라 명령" 진술
유튜브 출연 하루 전에 통화...민주당 협박·회유 정황 뚜렷
윤석열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거대한 음모가 탄핵 대란 뒤에 도사리고 있음이 드러났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내란죄로 몰아가는 데 방아쇠가 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 했다"는 주장이 협박과 회유 때문이었다는 폭로가 나온 것이다.
TV조선 뉴스 프로그램 ‘뉴스9’은 5일 곽 전 사령관이 그의 지인과의 통화에서 "살려면 양심선언을 하라는데 내가 어떻게 하나. (어떻게) 그러나", "나를 내란죄로 엮겠단다" 등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은 통화 육성녹음을 공개했다.
곽 전 사령관의 이 통화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뒤 이튿날 밤, 곧 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유튜브에 출연해 ‘양심선언’을 하기 전날인 지난해 12월 5일 오후 7시 반쯤 이루어졌다.
곽 전 사령관은 이튿날 김 의원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문제의 발언을 했다. 곽 전 사령관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김 의원과 박선원 의원 사이에 앉아 "(김용현) 전임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인원’들을, ‘요원’들을 밖으로 이렇게 좀 빼내라, 지시를…"이라고 말하던 중 박 의원이 "의원을 끌어내라?"라고 말을 가로챘다. 그러자 김 의원이 바로 "국회의원들을요?"라고 유도했고, 곽 전 사령관은 "예"라고 답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마치 뭔가에 홀린 듯 얼떨결에 답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런데 김 의원의 유튜브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곽 전 사령관 인터뷰가 마치 기습적인 항의 방문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실은 전날 김 의원이 곽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질문 요지를 사전에 말해주었고, 곽 전 사령관은 그걸 메모해 답변을 준비하도록 했음이 나중에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곽 전 사령관은 이어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정회 시간에 휴게실에서 민주당의 회유를 받았다는 의심을 샀다. 당시 곽 전 사령관과 특수전사령부 소속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이 함께 휴게실에 머물 때 민주당 전문위원이라는 사람이 들어와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 ‘민주당이 지켜줄 것이다’, ‘말하는 게 좋겠다’, ‘민주당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는 게 지난 2월 17일 국방위에 출석한 김 단장의 증언이다.
김 단장은 또 박범계·부승찬 의원이 들어와 변호사 선임 등 이야기를 나눴고, 특히 박 의원은 ‘아까 그렇게 안 했잖아요’ 하면서 본인이 적어둔 문장으로 똑같이 (발언)하기를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이쯤 되면 민주당의 회유 정황은 뚜렷하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누가 곽 전 사령관에게 양심선언을 요구하며 내란죄로 엮겠다고 압박했느냐다. TV조선에 곽 전 사령관과의 통화 녹취를 제공한 지인은 ‘양심선언을 요구한 주체’에 대해 통화 맥락상 "국민의힘 쪽은 아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양심선언을 요구했다는 것을 에둘러 말했다는 뜻으로 들리지만 이는 검찰 수사에 의해 밝혀져야 할 사안이고 검찰은 즉각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곽 전 사령관의 오염된 진술과 함께 또 하나의 내란 몰이 방아쇠 역할을 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진술과 메모도 오염되었거나 조작된 것이라는 의심을 하기 충분하다는 점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 과정에서 드러났다. 그래서 "이래도 내란 행위이고, 내란죄란 말이냐"는 볼멘소리가 봇물을 이룬다. 전원책 변호사는 아예 노골적으로 "누가 내란 세력이냐"고 묻는다. 내란 몰이를 해 온 자들이 내란 세력 아니냐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헌법재판소는 다시 변론을 재개해 두 핵심 증인을 불러 신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적 정당성이 가장 큰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민주적 정당성이 약한 몇몇 임명직 공무원들이 졸속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탄핵 심판 최후 진술에서 "거대 야당과 내란 공작 세력들은 이런 트라우마를 악용하여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핵심 증인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이 없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상황에서 보면 윤 대통령의 이 진술은 진실과 딴판으로 돌아가는 심리에 대한 갑갑함의 토로였던 것이라 할 수 있다.
헌재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을 외면한 채 무리수를 계속 두면 그야말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는 경고가 빗발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