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준 목사의 농촌목회 35년

동해 삼흥침례교회서 ‘복음’ 외길
신간 ‘성경, 그 위대한 말씀’ 출간
신앙 기본기 탄탄케 하는데 초점

동서남북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동해시에 위치한 삼흥침례교회. /최호준 목사

동서남북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농촌에서 35년간 사역하며 복음의 외길을 걸어가는 목회자가 있다.

동해 삼흥침례교회 최호준 목사는 경북 영주 출생으로 27세에 강원도 삼척으로 향했다. 전도사 2년을 거친 후 지금까지 농촌목회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농촌목회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농촌은 떠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을 했다. 젊은 성도들은 농촌에서 자랐지만 직장으로, 자녀 문제로 농촌을 떠나고 남아있는 성도들은 고령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농촌에서의 이런 현실은 목회자에게는 허망하다.

그러나 최 목사는 "누군가는 좋은 농촌목회의 선례를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농촌목회를 지속해 왔다.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어 눈물로 지새울 때도 많았지만 그는 "목회는 정답이 없다. 정답없는 목회를 정답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목회"라고 말했다.

최 목사만의 답을 찾은 듯 그는 일상을 농촌 목회와 말씀 묵상, 글쓰기로 보냈다. 최 목사는 "목회자는 설교자라고 생각한다"며 "설교자에게 있어서 가장 핵심은 복음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 것이다. 35년간 농촌교회를 하면서 아무리 쉽게 설교를 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도들이 쉽게 설교를 이해할 수 있도록 판서설교를 주로 한다. 칠판에 직접 쓰고 성도들에게 질문도 하며 핵심을 풀어나간다.

최호준 목사는 매주 설교 때마다 칠판에 직접 쓰며 가르치고 있다. /최호준 목사

"진리는 자유해야 한다. 지성이 곧 영성이다. 하나님은 나에게 농촌에서 지내며 말씀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주셨다"고 최목사는 고백했다. 그러면서 내실을 다지고 바쁜 도심에서 경험할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생각이 떠올랐다"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심각하게 고민해 봤다. 과연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중 몇 명이나 천국에 갈까. 두려움도 엄습했다"고 했다. 본질을 알지 못하면 결국 죽음임을 깨달은 것이다.

최 목사는 농촌목회를 하며 숨이 안 쉬어지는 경험을 두 번이나 했다. 어떤 때는 코피가 나서 멈추지 않을 때도 있었다. 피눈물을 흘리며 어렵게 목회했지만 결국 육신의 고통보다도 영적인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최 목사는 갈수록 교인 수는 감소하고 농촌목회는 힘들어질 것이라 했다. 특히 농촌교회에서 자기 건물을 가진 교회가 아닌 곳은 앞으로 모두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교회가 사라질 때 교단에 등기가 되어 있는 곳은 기도원, 수도원이나 영성원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수도원을 운영하려면 글쓰기와 가르치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

최 목사는 "침체되어 가는 교회들을 좋은 교육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없어지지 않고 교회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이어져갈 그 교회만의 특별함이 필요하다. 또한 그 지역에서 영향력을 계속 이어나가면 가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렇다면 성도들이 정체성을 가지고 구원의 기쁨과 감격을 회복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최 목사는 정말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면 시대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잃고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묵상하는 성경 읽기와 성경에 준하는 기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언제나 연구하고 노력하는 목회자인 최호준 목사는 35년간 동해 삼흥침례교회에서 어르신 성도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책을 쓰며 묵묵히 복음의 외길을 걸어가고 있다. /최성주 기자

최 목사는 "기도와 말씀 밖에 다른 것은 없다. 이를 위해 성도들은 좋은 설교를 들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목회자들의 대부분은 설교가 아니라 신앙 에세이를 전한다. 영적 감각이 없다. 영적 감각은 성령의 조명하심이 있어야 하는데 농촌에서는 영적 감각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무엇보다 "목회자는 성경을 읽고 묵상을 많이 해야 한다. 일상을 내려놓고 조용히 말씀을 묵상하는데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말씀을 연구하며 어떻게 하면 설교로 쉽게 핵심을 잘 전달할까 하는 것이 늘 고민이다. 이를 위해 언제나 손글씨로 기록한다. 그럴 때 다양한 영감도 받을 수 있다.

0.5㎜ 볼펜을 수십 자루 사놓고 일주일에 한 개씩 쓸 정도로 집필한다. 그동안 모아놓은 몽당연필도 상당하다. 최 목사의 자녀들이 유산으로 남겨달라고 하는 귀한 물건이다.

또한 초서를 많이 한다. 좋은 글을 적어두고 익히며 나의 것으로 풀어서 다시 쓴다. 지금까지 대학노트 120권 정도를 작성해 놓았다. 그래서 그의 책에는 인용의 문장이 방대하다. 그가 책을 읽으며 설교로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서 찾은 방법들이다.

그는 성경 다음으로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그의 설교에 가장 영감을 준 책으로 꼽는다. 이미 10번 이상 다독을 했다. 청교도적 설교로 유명한 스펄전 목사도 천로역정을 수십 번 읽었다고 알려져 있다. 1678년에 처음 출간한 책이 21세기 현대사회에도 여전히 읽혀지며 기독교 문학의 고전으로 수 세기 동안 기독교인들에게 깊은 감명과 영적 도전을 주고 있는 것이다.

최 목사는 그동안 목회하며 시리즈 설교를 많이 했다. 이후에는 히브리서 강해설교를 다시 한번 해볼 계획이다.

"지금은 보고 느끼는 세대다. 반면 읽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난 후에 이런 사람이 이런 글을 썼구나 하고 다시 돌아보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최근 발간한 신간 ‘성경, 위대한 말씀’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최호준 목사. /최성주 기자

최 목사는 최근 신간 ‘성경, 위대한 말씀’(출판사 기독교포털뉴스)을 발간했다. 성경을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이들에게 구원과 믿음의 길을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서다.

이 책은 신앙의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지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성경이 무엇인지, 성령님은 누구신지, 구원이란 무엇이며 재림은 어떤 의미인지 등 크리스천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교리를 설교를 통해 명확하게 설명한다. 더욱이 시대적 흐름 속에서 진정한 구원의 기쁨과 감격을 어떻게 누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깊이 있는 신학적 통찰과 목회적 경험을 담아냈다.

이에 따라 설교자들에게는 신학적 토대를 견고히 하며, 신앙과 삶을 연결하는 설교를 준비하는 데 유익한 참고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불어 매일 꾸준히 스윙 연습을 해야 홈런을 칠 수 있듯 이 책은 성도들의 신앙의 기본기를 다지고, 믿음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는 길잡이 역할을 감당할 방침이다.

책상에 최호준 목사의 학위 사진과 그가 저술한 서적들이 놓여있다. /최호준 목사

최 목사는 "이 책이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힌트가 되면 좋겠다"면서 "읽고 재창작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신앙생활을 다시 점검하는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위대한 말씀인 성경이 우리들을 참 소망의 길로 안내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최호준 목사는 그동안 ‘책 읽는 목사의 독서행전’, ‘성숙을 위한 책 읽기 특강’, ‘책이라 독서라 말하리’, ‘십자가의 길을 걷는 그대에게’, ‘절대진리가 부정되는 시대에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등을 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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