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시 납세자 부담 줄어"...'5개 혐의' 뉴욕시장 꼼수인듯
미국 뉴욕이 이민자의 쉼터 역할을 했던 루즈벨트 호텔을 폐쇄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전날 성명을 통해 "루즈벨트 호텔을 비롯해 도시 내 다른 50여 곳의 이주민 관련 시설을 오는 6월까지 모두 폐쇄하겠다"라며 "이번 조치로 납세자들은 수백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주 평균 4000여 명 수준이었던 이민자 수가 최근 몇 달 간 주당 평균 350명으로 뚝 떨어진 만큼 시설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1927년 맨해튼 중심부에 문을 연 루즈벨트 호텔은 2년 전인 2023년 5월 이민자 쉼터로 개조되면서 뉴욕 이민 정책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쉼터 개조 이후 이곳에 등록한 이민자는 17만 3000명으로, 2022년 봄 이후 뉴욕에 입국한 이민자 전체 인원(23만 2000명) 중 약 4분의 3에 해당한다.
그동안 정식 체류 자격이 없는 이민자들에게도 관대한 정책을 펴왔던 뉴욕시 당국의 갑작스런 행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전자금융 사기, 뇌물 수수, 불법 선거자금 모금 등 5개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애덤스 시장이 공소 취소를 위해 정부의 이민 정책에 협조하면서 호텔 폐쇄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이 호텔을 두고 "이민자가 고급 호텔을 점거하고 있다"라며 반복적으로 비판해왔고,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불법 이민자 추방, 출생 시민권 폐지 등 구체적인 이민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