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주최로 서울 광화문 이승만 광장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국민대회에 모인 사람들.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탄핵반대 집회가 열리고 전국 각 대학에서 탄핵반대 시국선언이 올라오고 있음에도 국민의힘 수뇌부는 ‘조기대선’을 꿈꾸고 있다. /자유일보 DB
지난 8일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주최로 서울 광화문 이승만 광장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국민대회에 모인 사람들.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탄핵반대 집회가 열리고 전국 각 대학에서 탄핵반대 시국선언이 올라오고 있음에도 국민의힘 수뇌부는 ‘조기대선’을 꿈꾸고 있다. /자유일보 DB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변론이 다가오자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권주자를 꿈꾸는 인사들이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오는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 대통령 탄핵반대를 전제로 한 것임에도 자신들에 대한 지지로 착각해서인지 국민의힘 곳곳에서 ‘잡음’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최측근인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24일 채널A 유튜브에 나와 "국민의힘 내에서는 ‘쌍권(권영세·권성동) 위에 쌍전(전광훈·전한길) 있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온다"며 "쌍전의 영향력이 쌍권보다 더 커서 그쪽으로 끌려간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전한길 강사가 국민의힘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국민의힘 지지층의 목소리를 무시한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우클릭을 하는 건 이 때문"이라며 "만약 한동훈 전 대표가 계속 있었다면 이재명 대표가 우클릭을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역지자체장 가운데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조기대선’을 바라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봉건시대’와 같은 개헌 방향을 제시한 오세훈 시장은 지난 19일 서울시의회에서 "대선 출마를 말아 달라"는 시의원 요구에 "후임(시장)이 잘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임기를 다 안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시장 더할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 21일 서울시의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선출마를 비판하며 2011년 벌어졌던 서울시장직 사퇴를 언급한 뒤 비판하자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돌아갈 것이 고소득층 자제들에게까지 동일하게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가 설화에 휩싸였다. 오 시장은 2021년 3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도 "부잣집 자제분들한테까지 드릴 재원이 있다면 가난한 집 아이에게 지원을 더 두텁게 해서"라는 표현을 써 "계급주의자냐"라는 비난을 받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3일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대선출마를 만류하자 "대선이 만약 생기면 시장직 사퇴한다. 내가 집권하면 TK현안은 모두 해결된다. 마지막 (대선)도전에 뒷배를 대놓고 할 순 없다"며 대선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서야 할 당 지도부도 비공개 석상에서 ‘조기대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당협위원장 40여 명이 모인 간담회에서 사전투표 폐지와 관련해 "투표율 때문에 사전투표는 폐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지율이 박스권이라 해볼 만하다. 설령 대선 와도 해볼 만하니 너무 비관적일 것 없다"며 "민주당 여론 조사에서 이 대표 지지율이 40% 넘는 게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현실은 33~36%에 갇혀 있다"고 주장해 빈축을 샀다.

당 핵심인사들만 이러는 게 아니다. 이제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비난만 받는 유승민 전 의원도 나와 대선 운운하며 "한동훈 전 대표와 협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24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나라와 당이 위기에 있으니까 그런 걸 위해 협력할 일이 있는지 (논의하는 건) 추후 열려 있는 가능성"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서 "조기대선이 열리면 탄핵 찬반파를 가르지 말고 통합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물타기’를 시도했다.

지난 24일 밤에는 또 다른 ‘잡음’이 흘러나왔다. 라디오에 출연한 한 기성언론 논설위원이 "친윤들이 윤 대통령을 접견했을 때 대통령이 ‘만약 차기 대선이 열리면 ○○○을 국민추대후보’로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논설위원은 평소 사석에서 내각제를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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