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늘 26일 ‘국민이 먼저입니다’라는 책 출간에 맞춰 북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이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시간을 빼앗지 말라"고 거듭 요청했다.
지난 23일 윤상현 의원은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영장 쇼핑’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과 ‘내란’ 혐의로 구속된 전직 장관·장성들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 통신영장 청구 및 기각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것을 규탄했다.
기자회견 뒤 한동훈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 관련 질문을 받은 윤상현 의원은 "지금은 한 대표의 시간이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의 시간을 빼앗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윤 의원은 "(현재 상태라면) 대통령 탄핵심판이 3월 초에 결정될 수도 있지 않느냐"며 "대통령의 시간을 침해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일단 한 대표에 대해서 우리 국민과 당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들어주십사하는 소청(訴請)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한 전 대표는) 광장에 한 번 나가보다. 제가 어제 청주 세이브코리아 집회에 갔다"며 "당원들이 많이 나왔다. 의원들, 당협위원장들, 그분들 목소리를 들어보라"며 "그럼 한 전 대표가 지금 출판기념회하고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낼 시기인지 아닌지 금방 답이 나온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한 번 경청해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한 전 대표에게 거듭 요청했다.
그는 22일 대전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의원은 "오늘 집회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이며 대통령이 구속된 이 사태는 자유주의와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것"이라며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수사하고 여러 영장을 발부한 것은 불법이며 이를 위해 계속 여러분들이 광장에 나온 것을 알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수호를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앞서 지난 16일에도 SNS를 통해 한동훈 전 대표의 정치활동 재개를 만류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은 한 전 대표님의 시간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한 전 대표님이 떠난 그 시간 동안 우리 당은 모진 비난과 질책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그래도 당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는 희망으로 온갖 수모를 견뎌내며 버티고 싸워왔다"며 "한 전 대표께서 지금 나서시면 당의 혼란을 불러올 뿐"이라고 만류했다.
그는 "(한 전 대표의 정치활동 재개는) 조금씩 기력을 회복해 가는 우리 당에 무거운 짐을 하나 더 얹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며 "탄핵 인용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국민께 줄 수 있고 대통령의 시간을 빼앗는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이 이처럼 한 전 대표의 정치활동 재개를 만류하는 이유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되는 상황에서 ‘친한계’가 보인 행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친한계’ 의원과 전·현직 당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내란죄는 대통령이라도 구속수사 가능"이라며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의 입맛대로 움직이고 있는 공수처와 경찰의 계엄령 수사를 지지하거나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한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며 ‘조기대선’을 바라는 모습을 계속 보였다.
한 전 대표 또한 대권에 대한 욕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초 22대 총선을 준비할 때부터 스스로를 ‘차기 대권주자’로 알고 있다는 말이 당 안팎에서 계속 나온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