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군에 혼합 편성돼 총알받이로 참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러시아군 1개 중대당 북한군 1개 소대 형태의 혼성편성 참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의 사실관계를 묻는 질의에 "현재까지 그렇게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또 북한군의 혼성편성 이유에 대해 "러시아군 주도하에 전쟁을 치른다는 의미가 있다"며 "러시아군 중대장 입장에서 봤을 때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지역엔 자기 나라 소대를 보내는 게 아니라 북한 소대를 보낼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총알받이라는 표현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르히 올레호비치 키슬리차 주 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도 지난달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러시아군 산하 소수민족 부대에 섞여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장관은 "북한의 170㎜자주포, 240㎜방사포가 200문 정도 러시아로 갔으며,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화성-11형도 100발 가량이 러시아에 배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실전 경험과 함께 실전 테스트를 통해서 (기술이) 고도화된다면 우리 안보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살상무기 지원을 자제하라는 러시아의 압박을 두고 "러시아가 지금 벌이고 있는 모든 전쟁은 불법적인 침략전쟁이라고 유엔에서 이미 규정이 돼 있다"고 일축했다.

김 장관은 전날 이뤄진 우크라이나 특사단과의 면담 내용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사항은 답변드리기 제한된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특사단은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김 장관을 차례로 만나 한국으로부터 지원받고자 희망하는 무기 목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서울로 끌어들여오고 싶냐"는 질의를 겨냥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명분 없는 불법 침략에 북한이 파병함으로써 확전 우려와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 본질"이라며 "국제사회가 여기에 대해서 함께 연대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우크라이나전에 대해서 ‘나 몰라라’ 하고 발을 뺀다면 결국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와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도 있다는 상황을 왜 염두에 두지 못하느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8월 여름휴가 중 군 골프장 라운딩의 부적절성 지적에 "가장 고생하는 부사관들, 영관급 실무자들과 같이 라운딩을 하고 나서 격려 만찬까지 하셨다"면서 "한 부사관은 만찬 과정에서 마치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기분으로 라운딩을 했다. 평생의 잊을 수 없는 정말 영광된 자리라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해병대원 사망사고 조사 외압 의혹에 연루돼 있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다음 달 6일 전역하며, 임성근 해병대 전 1사단장 또한 이번 장성 인사에서 보직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전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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